나는 어떤 순간 이후로 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버렸다고… 온전히 멀쩡하게는 살아갈 수 없을 거라고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쭉 생각해 왔고 그게 종종 나를 못 견디게 힘들게 했었는데 세계의 주인 보면서 그냥… 살아갈 힘을 얻었다 이렇게라도 죽을 때까지 살 수 있을 것 같어…
세계의 주인 진짜…… 아주 크고 깊은 상처나 괴로움이나 절망을 겪고 난 다음에 이런 슬픔을 품고 살아도 괜찮은 건지 과연 살아갈 수는 있을지…… 따위의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한때 무너졌던 마음이 한땀한땀 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은중이 알았다면 당연히 곁에 있어줬겠지만.. 절대 먼저 말했을 리 없지
단 한 명이라도 더 상연의 아픔을 먼저 알아줬다면 꼭 김상학이 아니라도 됐을 텐데 그게 은중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실은 그걸 가장 바라는 게 상연이었을 텐데
천상연에게는 정말로 김상학밖에 없었다는 게 가엾고 안타깝다
<로봇 드림> 극장에서 한 번 더 봤다. 처음 봤을 때는 사랑은 영원한 거 아니냐고 사랑이 왜 변하냐고 마구 화를 냈었는데 다시 보니 하나가 분명해졌다. 사랑은 변해도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내 안에 영원히 남는다.
아시타카가 되게.. 언제든 서슴없이 한 몸 던질 수 있을 것 같고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철인의 이미지인데 사실 아시타카의 여정 자체가 살고 싶어서.. 죽음이라는 운명에 맞서고 싶어서 시작한 여정이었고 저주가 번졌을 때는 두려워서 울기도 했다는 점이 캐릭터를 훨씬 인간적으로 만들어 주는 듯
모노노케 히메 속 세계에는 무결한 선도 악도 없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과 인간을 증오하는 자연과 초연히 흘러가는 어떤 순리 틈에서… 우리는 끝내 서로를 용서하지 못하겠지만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나란히 발 맞추어 걸어갈 수 있다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두 사람이 온몸을 바쳐 말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