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겠다고 약속해놓고 잠깐 집 앞에 나갔다 온다더니 한참을 안 들어옴.
하도 안 와서 나가보니까 골목 구석에 딱 이 자세로 쭈구려 앉아서, 오른손엔 담배 꼽은 채 왼손엔 폰 들고 영상 보면서 히히덕거리고 있음.
인기척 느껴졌는지 슬쩍 고개 올려다보는데, 나랑 눈 마주치자마자 눈 동그래져서 담배 뒤로 숨김.
"어... 진짜 딱 한 모금만 하려고 했거든?
아…. 근데 진짜 하필 영상 타이밍이... 너무 재밌는 부분이 나와가지고오오오…….
내가 아무 말도 안 하고 팔짱 낀 채 쳐다만 보니까, 슬금슬금 눈치 보면서 들고 있던 담배 바닥에 대고 비벼 끔. 그러고는 폰 주머니에 쏙 집어넣고 내 앞으로 쪼르르 걸어오더니, 옷에 밴 담배 냄새 가리려고 내 어깨에 얼굴 묻으면서 웅얼거림.
"아, 진짜 잘못했어. 이제 진짜 진짜 안 피울게. 한 번만 봐주라, 응?"
말은 반성한다면서 내 허리 꼭 끌어안고 품에 파고드는데, 얄미우면서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서 결국 또 화도 못 내고 넘어가 버리게 만들 여친미 있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