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가 너무 거칠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두 차례 있었다. 8월25일과 10월29일이다. 두 차례 모두 큰 흠결을 남겼다. 정상외교가 너무 거칠다.
첫째, 회담결과를 문서로 내놓지 못했다. 합의문도, 발표문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관세협상은 문서로 매듭지어야 한다. 8월의 "합의문이 필요없을 만큼 얘기가 잘 됐다"는 한국측 발표는 거짓이���다. EU, 일본,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합의문서로 끝낸 것은 회담이 잘못됐기 때문이겠나. 10월29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지만, 합의문서가 나오려면 협상이 더 필요하다.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둘째, 양측 발표가 계속 ��랐다. 8월 회담에서는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한 발표가 어긋났다. 한국은 투자액 3,500억 달러 가운데 현금투자가 "5% 미만"이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액 선불"이라고 했다. 그것이 10월 협상에서 "2,000억 달러"로 낙착됐다. 어느쪽이 진실에 가까웠는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3,500억 달러와 별도로 한국 기업들의 6,000억 달러를 포함, 모두 9,500억달러가 투자된다고 했다. 반도체에 대해서도 한국은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미국은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농산물 추가개방에 대해서는 8월에도, 10월에도 양국 발표가 정반대다. 이래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없다.
셋째, 선물이 뒤탈을 낳았다. 8월에는 한국 비서실장이 트럼프 사인을 받은 MAGA 모자를 자랑해 구설에 올랐다. 10월에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령에게 금관을 선물했으나, 미국 내 방송에서 조롱받고 있다. 한국측은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No Kings’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감안하지 않았다. 선물은 상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섬세한 배려가 묻어나야 좋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여성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에게 화장품과 김을 선물한 것도 부적절했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겠는가.
<민주주의가 죽어간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안'이 확정됐다. 대법원장을 몰아내려고 '주먹'을 휘두르던 민주당이 이번엔 '법'으로 사법부를 파괴하려 든다. '이재명 무죄 만들기'를 위한 전천후 방탄이다.
'사법개혁안'의 골자는 이렇다. 첫째.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린다. 대법관후보 추천위원회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넣는 등 그 구성을 다양화한다. 이것은 자기네 사람을 대��원에 최대한 많이 두겠다는 심산이다. 둘째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소원을 낼 수 있다. 3심제를 4심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대법관 증원은 베네수엘라 독재자 우고 차베스의 수법이다. 발전잠재력이 컸던 베네수엘라는 그때부터 혼돈의 나락으로 추락했다.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직후 뉴딜정책의 ���속한 추진을 위해 대법관 증원을 모색했다. 그러나 여당 민주당의 반대로 포기,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했다.
집권세력의 도발은 위헌이다. 헌법 101조 1항은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했다. 사법권에 정부나 국회가 간섭하면 안 된다는, 사법권 독립과 삼권분립의 선언이다. 그 2항은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된다"고 규정했다. 대법원 위에 헌법재판소를 올리면 이 조항에 어긋난다.
집권측은 왜 이럴까. 대통령의 선거법위반을 유죄로 판단해 파기환송한 대법원의 결정을 뒤집기 위한 것이다. 다른 4개 재판도 무죄로 만들고 싶어서다. 권력은 악마의 속성을 지닌다. 헌법은 일정한(some) 권력만 허용하지만, 통치자들은 더 많은(more) 권력을 추구한다. 나쁜 통치자들은 모든(all) 권력을 탐한다. 권력은 암세포처림 자기증식하려한다. 그���서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을 추구한다.
어떻게 할까. 우선 집권세력이 절제해야 한다. 차베스를 닮지 말고, 미국 민주당을 배우라. 동시에 사법부는 결연히 대처하라. 안주할 때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국민이 결단해야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를 먹고 이만큼 자랐다. 지금 그것이 죽어가고 있다.
짧지만 강렬한
<폭정>
짧지만 강렬한 책. 히틀러, 스탈린 등 20세기 '폭정'의 역사와 그것이 주는 교훈 20가지를 담았다. 21세기의 트럼프도 통렬히 비판한다. 저자는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예일대 교수.
이 책은 20세기의 교훈이 지금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손상되기 쉬운 창조물이다. 민주주의는 지금 시민의 자유를 해체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숨죽이게 하고, 헌정 기관의 독립성을 억누르는 권력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모두의 경각심을 위해 몇 개 교���을 소개한다.
°미리 복종하지 말라. 권위주의 시대의 개인들은 억압적 정부가 무엇을 원할지 미리 생각한 다음, 요구가 없어도 자신을 내어준다. '예측 복종'은 정치적 비극이다.
°제도를 보호하라. 보호하지 않으면 제도는 하나씩 차례로 무너진다. 나치의 질서가 공고해지기까지 채 1년이 안 걸렸다.
°일당국가를 조심하라. 다당제를 지지하라.
°직업윤리를 명심하라. 정치지도자들이 나빠질 때는 사람들이 직업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법률가 없이 법치주의를 파괴하거나, 판사 없이 보여주기식 재판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앞장서라. 누군가는 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 행동이나 얘기를 하면 불편해질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고 칭송하는 인물들은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유별나고 정신 나간 사람으로 여겨졌던 인물들이다.
°위험한 낱말을 경계하라. ��국적인 용어를 기만적으로 사용하는 데 분노하라. 히틀러의 언어에서 '국민'은 언제나 국민 일부만을 의미했다. 트럼프도 그렇다.
°진실을 믿어라. 파시스트들은 일상의 진실을 경멸했고, 역사나 비판적 언론보다 창조적(만들어낸) 신화를 더 좋아했다. 탈(脫)진실은 파시즘의 전(前)단계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라. 갑작스런 재앙이 견제와 균형을 끝장내고, 표현의 자유와 공정재판의 권리를 중단시킨다. 권위주의자들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런 사건들을 이용한다. 속지 말라.
°애국자가 되라. 최대한 용기를 내라.
<3대 위기>
지금 한국은 3대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우려했던 대로다. 위기가 멎기를 바란다.
첫째는 민주주의 위기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부터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의 5개 재판이 모두 중지됐다. 법원은 헌법 84조(대통령의 불소추특권)를 이유로 들어, 다수의 헌법해석을 뒤집었다.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검찰개혁 실험은 막바지에 왔다. 위헌시비를 받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더해 대법관 증원, 법관 외부평가제 도입 등으로 사법부 장악까지 서두른다. 이게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무관할까. 개인리스크가 국가리스크로 번졌다. 괴이한 인사로 공직사회가 도덕성에 둔감해지게 됐다. 언론은 주눅들었다.
둘째는 경제 위기다. 물가상승과 청년실업증가는 이미 심각하다. 한미관세협상이 정리되지 못해 철강과 자동차 등의 대미수출이 급감했다. 대미 투자액 5,000억 달러(695조 원)는 내년 예산안 규모(728조 원)에 필적한다. GDP대비 일본의 2배, EU의 7배다. 국민 1인당 1,350만원 꼴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총투자액이 90조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695조원은 재정과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게다가 투자금의 사용처도, 수익배분도 미국이 정하겠다고 한다. 여기에 1.000억 달러 에너지 구입을 따로 약속했다. 이제 기업들은 국내투자와 고용을 줄일 것이다. 그러쟎아도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이 무너졌고, 철강도 흔들린다. 그런데도 산업과 수출 대책보다 '빚내서 돈뿌리기'가 두드러진다. 국가부채 급증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래서는 미래가 위태롭다.
셋째는 대외관계 위기다. 정부도 대외관계의 근간으로 인정한 한미동맹이 불안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한국에 대한 불신을 거칠게 표출한다. 한국측은 혹시 모를 정치적 불상사는 피했지만, 턱없는 경제적 부담을 감수했다. 그 와중에 중국, 러시아, 북한은 연대를 과시하고 나섰다.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되레 커졌다. 대외정책 기조를 완벽하게 다듬고, 일관되게 지켜 나가야 한다. 표변에 무능이 겹치면 최악이다.
<2030은 누구인가>
2030세대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한 정치인이 2030을 '극우화됐다'고 말하자, 비판과 반발이 이어졌다. 2030은 누구인가.
한 세대를 한마디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면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 그래도 한 세대가 뭔가 다른 특징을 갖는다면, 그 배경을 추적해 보는 것은 필요하다. 그 때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척도는 '시대'다. 시대라는 배경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적 환경이기 때문이다.
1986년 이후에 출생한 2030세대는 매우 특별한 시대에 세상���로 던져졌다. 2030을 말하려면, 그 특별한 시대배경을 먼저 들여다 봐야 한다.
그 때가 세계적으로는 탈냉전 시대였다. 2030은 베를린장벽 붕괴(1989), 독일통일(1990), 소련해체(1991)로 냉전이 끝나고 탈냉전이 시작된 시대에 태어나고 자랐다. 탈냉전은 반공 같은 무거운 금기마저 약화시켰고, 미국 일극의 세계질서를 열었다. 2030은 생각의 금기가 엷고, 미국적 문화를 자연스레 수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내적으로는 민주화, 선진화 시대였다. 한국은 1987년 6월항쟁과 개헌으로 민주화를 시작했다. 1996년에는 선진국클럽 OECD에 가입했고, 2021년에는 유엔기구로부터 선진국으로 공인받았다. 2030은 민주화된 선진사회의 의식을 지니게 됐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수축시대'가 2030을 옥죄었다. 한국경제는 1960년대 이후의 고도성장기를 끝내고 1980년대��터 성장둔화기, 2010년대부터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고도성장기의 '팽창시대'에는 기회가 넘쳐나고 파이가 컸다. 경쟁에서 져도 어딘가에서 내 몫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수축시대'에는 기회도 줄고 파이도 작아졌다. 경쟁에서 지면 내 몫을 찾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과정의 '공정'이 몹시 중요해진다. 과정이 공정하면 경쟁 결과를 수용해야 하지만,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면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워진다. 그런 의식이 2030에게 특별히 강해진 것은 필연의 귀결이다.
[이쯤 되면 ‘갑질’을 넘은 ‘막질’이다]
강선우, 이진숙 장관 후보자는 이미 자격이 없다. 임명 철회가 아니라, 서둘러 사퇴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우선 강선우 의원은 의혹 해명은커녕, 이제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까지 집단적으로 나서 2차 가해에 가담하고 있다. 단순한 개인 일탈 문제를 넘어서, 당 차원의 구조적 도덕불감증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모든 의혹을 밀어붙이는 모습은 '배추 총리'의 '배추밭 청문회'를 연상시킨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가 아니라, 의혹을 덮기 위한 시간 끌기 수단이 돼선 안 된다.
민주당의 상습적인 '메신저 역공'과 '권력형 겁박' ���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쓰레기 처리까지 떠넘긴 것은 단순한 갑질이 아니라, 인성의 민낯을 드러낸 추태다.
자기 아파트에서 나온 쓰레기를 국회에서 처리하게 했다는 점은 인격이 얼마나 기형적으로 파괴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며칠을 고민한 끝에 내놓았다는 해명 역시 억지스럽기 짝이 없다. 책임 회피와 궤변으로 일관된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일 뿐이다.
'의원 갑질'이라는 표현조차 아깝다. 이건 명백한 '막질'이다.
전병헌 "민주당, 역시나 '협치 코스프레'...고질병 또다시 재발"
(펜엔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도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전병헌 새미래민주당(새민주) 대표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 '협치 코스프레'"라며 "독주의 리허설은 끝났다"고 비판했다.
전 대표는 29일 오전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고질병은 또다시 재발했다"며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반발은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이 모든 장면이 너무도 익숙하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상생과 협치의 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 날,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줄줄이 단독 선출했다. 법사위, 예결위, 운영위, 정무위까지, 국회 권력의 요점 정리를 단숨에 해치웠다"며 "협치 선언 다음 날의 독식 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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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를 지켜보자"라는 말 자체가 처음부터 의도된 속임수였다]
‘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을 해명하겠다’던 대통령실과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호언장담은 시작부터 끝까지 한 편의 ‘정치 기만극’에 불과했다. 증인도 없고, 참고인도 없고, 자료조차 ‘개인정보’라는 핑계로 꽁꽁 틀어막은 증인,자료,참고인 없는, 사상 초유의 ‘3무 청문회’.
이쯤 되면 청문회가 아니라 ‘청문농단 선언’이다.
처응부터 김 후보자는 해명할 의지도, 해명할 능력도 없다는 걸 이번 청문 상황으로 명확히 보여줬다.
게다가 현역 국회의원이자 민주당 정책위의장, 최고위원을 지낸 김 후보자가 국가 예산과, 채무 규모조차 모르고 있다는 건 그야말로 충격이다. 단순한 개인 자질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집단적 무능의 민낯이다.
민생도, 정책도, 국정도 안중에 없는 채 ‘어버이 수령’ 당대표와 ‘개딸’ 눈치나 보며, 아첨에 몰두해 온 정당의 어긋난 문화가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다.
더 경악스러운 건 청문회 일정도 잡히기 전에 경제부처를 줄줄이 불러다 보고받고, 언론 인터뷰·기자회견까지 도배하며 벌인, 이른바 ‘김칫국 총리 쇼’다. 국민을 상대로 인사검증을 사전 인준처럼 포장한 이 전례 없는 행보는 결국, 내용 없는 쇼잉에 불과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다. 보고내용은 관심밖이었고 사전 총리놀이가 목적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이 모든 ‘쇼’의 목적은 분명했다. 쏟아지는 의혹을 덮고, 총리 인준을 밀어붙이려는 얄팍한 꼼수였다.
결국 부족한 기초 상식을 청문회 현장에서조차 임기응변으로 모면하려다 전 국민 앞에서 실체가 들통났다. 구차한 회피와 동문서��으로 인해 그간 모든 해명은 거짓과 변명에 불과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스스로 반증했다.
더욱이 김민석 후원자 강신성씨는, 땅을 사고 '인허가'로 땅값이 10배 폭등하는 특혜적 수익을 남겼다는 의혹까지 보도 됐다.
이쯤 되면 정신 차려야 할 사람은 민주당 청문위원들이다. 지금 김민석 후보자를 보호하겠다고 되려 국민의힘 청문위원을 심문하겠다는 뻔뻔한 정치 코미디를 벌일 때가 아니다.
의혹은 산더미고, 자질은 형편없으며, 해명은 새빨간 거짓임이 분명해졌다. 이쯤 되면 해답은 하나다. 김민석 후보자 스스로가 자진사퇴하는 것이다.
의혹과 부도덕, 거짓, 범죄의 반복, 자질과 역량 부족의 완성체이다. 이정도가 낙마할 사안이 아니라면 도대체 낙마 사유는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인준을 밀어붙이면 사법 리스크 정권의 본질만 재 각인 시키게 될 것이다. 오늘 청문회를 지속해 봤자 가뜩이나 힘겨운 국민의 짜증 ���수만 높여 놓을 것이다.
'해명! 기대만발' 하게 했던 김민석 총리 후���자 오전 청문회를 보고 있자니, 허~ 탄식만 나오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 같다.
"증인 없는 청문회, 해명 없는 해명. 이것이 민주당 집권 후 진화한 신(新)방탄술인가?"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역대 최초로 증인도, 참고인도 없이 ‘의전용 면죄부 절차’로 전락했다. “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을 소명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정작 국민 앞에 내놓은 것은 증거 없는 무책임과 회피뿐이었다.
자료 제출은커녕, ‘개인정보 보호’를 핑계로 철통 방탄벽을 쳤다. 의혹은 산더미인데,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후보가 장담했던 해명은 실종되었고, 비리와 부패의혹은 방탄 금고에 꽁꽁 감춰버렸다. 지금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건 총리 후보 검증이 아니라 ‘총리 감싸기 정치쇼’다.
이쯤 되면, “청문회에서 해명될 것”이라던 김 후보자와 민주당의 말��� 국민을 상대로 한 ‘대국민 기만극’이었다는 것이 명백하다. 총리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 불투명한 자금거래를 숨기기 위해 개인정보 운운하며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면, 총리직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상식과 논리에 부합한다.
1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사람이 공적 검증 대신 사적 권리를 내세우는 건 명백히 비루하고 비겁한 일이다. 증인, 참고인, 자료를 전면 봉쇄한 이번 청문회는 후보자 스스로가 “해명 불가”를 자인한 셈이다.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는 말은 당장의 곤욕을 모면하려는 얄팍한 술수였다. 국민은 이중성과 기만을 분명히 꿰뚫어 보고 있다. 무력한 청문회, 눈속임 청문회를 통해 총리를 임명하겠다는 발상은 새 정부에 오히려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다.
청문회도 시작되기 전에 ‘업무보고 쇼’, ‘총리 간담회 쇼’를 벌이�� 이미 총리인 양 행세한 김민석 후보자, 김칫국은 충분히 마셨으니 이제 내려올 때다. 검증 없는 청문회는 모래 위에 지은 성일 뿐이다.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사법붕괴 신호탄인가>
서울고등법원에 이어 서울중앙지방법원도 대통령 재판을 무기 연기했다. 두 법원은 모두 헌법 84조를 이유로 들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였는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마침 민주당은 대통령 재판중지법 처리를 보류했다. 두 법원의 처사가 사법붕괴 신호탄인지, 두렵다.
대통령 재판도, 헌법 해석도 중대한 사안이다. 그만큼 절차를 밟으며, 권위 있게 결정해야 한다. 대법원의 설명처럼 '개별 법원의 판단'에 떠넘길 일이 아니다. 대통령 재판의 계속 여부는 대법원이, 헌법해석은 헌법재판소가 최종결정하는 것이 옳다. 그렇게 되도록 검찰과 법원이 결단하기를 바란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이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했다. 법과대학들은 이 불소추특권으로 '취임 전 재판까지 중지한다'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게다가 헌법 68조는 대통령 자격상실 사유의 하나로 '판결'을 명시했다. 대통령도 재판을 받는다는 뜻이다.
재판 중지를 결정한 판사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르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배운 대로 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사법부마저 가담한 꼴이 됐다. 국가 위기의 가장 깊은 원인은 엘리트들의 도덕적 이완이라고 생각한다. 참담하고 부끄럽다.
일부는 미국도 이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은 법체계가 다르다. 미국은 법으로 상세히 규정하지 않고 판사의 재량을 넓게 인정하는 영미법 체계다. 한국은 법으로 최대한 규정하고 판사의 재량을 좁게 인정하는 대륙법 체계다.
이번에 재판을 줄줄이 연기하면, 5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혹시 더 무리한 방법이라도 쓸 것인가. 어려운 짐을 미래에 넘기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어렵더라도 이번에 정리하도록 사회의 지혜와 용���를 모았으면 한다.
사법붕괴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붕괴로 이어진다. 사법이 붕괴하면 해외투자를 받기도, 수출을 ���리기도 어려워진다. 법치주의가 허물어진 곳에 누가 투자를 하며, 수입을 늘리겠는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두렵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