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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페미니즘적 논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라는 학자에 대해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비판적 마르크스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재생산 문제를 다뤄온 그녀의 논의는 경청할 만하다. 2025년 독일 쾰른 대학 방문 교수로 출강 예정이었던 프레이저는,
많은 분들께서 기다리고 계시던 논문이 드디어 Journal of International and Intercultural Communication에 출간되어 소식을 전합니다!
2003년 창조컨설팅이 문을 연 이후부터 20년간의 노조 손배소 295건의 1심 판결문 3,909 페이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집필한 논문입니다. 이 사건들은 많은 경우 2심, 3심까지 가지만, 이 논문은 1심에만 집중했으므로 중복된 사건은 없으며 295건은 고유 사건의 총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손배소의 폭력은 단순히 배상 금액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 논문은 이로 인해 가능해진 다양한 박탈의 전술과 소외의 전술을 상세하게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기 이전, 손배소를 활용한 다양한 양태의 폭력과 노동 탄압을 글로 남겼다는 점에서 (특히 대단히 한국적인 현상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역사적 기록으로서도, 또는 경험연구로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데이터 수집만으로도 긴 시간 힘들었고요.
하지만 저는 경험연구 자체보다도, 한국의 노동 현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는 점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연구에서 necrocapital legal violence 라는 개념을 제안합니다. 당연히 죽음자본주의 이론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사법 폭력 뿐만 아니라 입법 등을 포괄한 법의 폭력 전반을 이론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따라서, 아직 한국어 역어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죽음자본주의적 법폭력”이라고 번역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necrocapital legal violence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a contemporary form of legal violence that enables accumulation that involves dispossession, alienation, and the subjugation of life to the power of death”
이 법폭력의 핵심은 accumulation, 즉 자본 축적입니다.
다시 말해 저는 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생명을 죽음권력에 종속시키는 법적 폭력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법”은 시장과 국가의 결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매개라고 볼 수 있지요. 그것이 사법이든, 입법이든.
이는 사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법폭력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신자유주의를 시장 지배, 자유 시장 등과 결부시켜 생각하지만, 이미 수많은 학자들이 설득력있게 보여주었듯이, 신자유주의는 국가 없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오히려 시장이 “제대로” (신자유주의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동원됩니다.
이 이론은 추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나가야 하겠지만, 이 논문에서는 “necrocapital legal violence”의 속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a) the contradictory, exceptional, or volatile use of laws and juridical processes to support accumulation
(b) the collusion of the market and the state to punish specific groups and populations in structural-financial, legal-political, and cultural-moral aspects
(c) the creation of death worlds through the management of violence, including premature deaths, suicides, suicidal ideation, physical and mental harms, and destruction of livelihoods
당연히 necrocapital legal violence 는 한국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며 여러 다른 맥락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아마도… 여러분들은 necrocapital legal violence 가 가장 직접적으로 행사되는 집단을 떠올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주노동자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후속 연구이기도 합니다.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현장에 계신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반드시 언급하고 싶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투쟁하신 윤지영 변호사님 (현 직장갑질 119 대표), 그리고 윤지선 활동가님 (현 손잡고 사무국) 께서는 바쁘신 가운데에도 저를 만나주셨고, 시간을 내어 그간의 경험을 들려주셨습니다.
또한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의 공동대표이신 박래군 선생님, 한상희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두 분께서 격려하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연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데이터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논문에 담지 못한 내용도 많습니다. 논문이 요구하는 형식 때문에 담지 못하거나, 바꿔야 했던 내용도 있고요. 연구하면서 수집한 많은 내용들을 언젠가 다른 방식으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저 읽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링크 남겨둡니다!
https://t.co/QTHZW2e7Uc
https://t.co/0LS7hO6MVQ
유익한 번역
전통이론과 비판이론, 자연사의 이념 등 1세대 비판이론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글들의 번역 자료를 찾음
내가 알기로 자연사의 이념 한국어 완역은 이게 유일함 (호르크하이머 논문들은 번역이 있긴 한데 오래 전에 나왔고 국한혼용이라 읽기도 불편함)
[웹진 인-무브] 난쟁이가 달을 잡기 위해 공을 던지다
수차님의 비평 기고글을 공유드립니다. 이 글은상실과 트라우마(악몽)를 억지로 치유하거나 회피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상처와 함께 온전한 현실을 살아가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https://t.co/Z2lPxz5wR0
파스칼 길렌 강연 내용이 변경되어 다시 홍보합니다. 새로운 주제는 <전 지구적 번아웃>입니다. 개인의 번아웃과 기후위기를 하나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예술이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감각하고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신청: https://t.co/t0gnxefez4
[웹진 인-무브] 현대 프랑스철학에서의 구조
파트리스 마니글리에의 <현대 프랑스철학에서의 구조>에 대한 함은호 선생님의 번역문을 공유합니다. 앞으로 '구조주의 연작'이라는 주제로 마니글리에의 글 세 편을 연이어 공유할 예정입니다.
https://t.co/9EMzQ0ZbZZ
[웹진 인-무브] 구조주의의 유산
파트리스 마니글리에의 <구조주의 3부작> 2편
“나는 존재론적 개념으로서의 구조와 효과로서의 주체성 간의 관계가 1968년 이후 프랑스철학의 핵심 난제 중 하나였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산적인 문제로 남아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https://t.co/YFvymya1ef
<스타벅스의 5.18 민주화운동 모독,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스타벅스에서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인 오늘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자사의 텀블러인 '탱크 시리즈'를 판매한다고 이렇게 이름 붙인 것이다. 스타벅스는 행사 이미지에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케 하는 문구까지 썼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어디까지 갈 셈인가?
이번 논란은 단지 우연이거나 실수일 수 없다. 정용진 회장은 이전부터 자신의 극우색을 숨긴 적이 없다.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멸공' 논란, 극우 개신교 단체인 '빌드업코리아' 행사에서의 축사, 가로세로연구소와의 친분 등 그 행적이 너무나 가관이다. 스타벅스는 2025년 빌드업코리아 행사에 커피를 무료 제공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며 행사를 중단했다. 실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담당자 잘못으로 돌릴 문제도 아니다. 그룹 오너인 정용진 회장의 평소 행태가 결재 라인과 검토 과정에서 이러한 문구를 오히려 조장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 명의의 사과로 끝날 수 없다. 국민의힘의 발목잡기가 5.18정신의 헌법 수록을 가로막았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모독은 절대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정용진 회장이 직접 사태의 경위를 밝히고 공개적으로 사죄하기 바란다.
2026년 5월 18일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