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한가운데에 있어본 적 있어? 적막이라곤 한 줌이라도 찾아볼 수 없는 그곳에 시간 감각을 잃을 만큼 오래 있다 보면 오히려 그 속에서 적막이 생겨. 내 귀가 망가진 것처럼. 머리 위로 총탄이 오고 가는 참호 속에서 나를 계속해서 따라오는 드론을 끌어안고 두려워하며 나는 생각했어.
어린 시절의 기억은 대부분 흐릿하지만, 엄마에 대해서는 선명하게 기억난다. 엄마는 밤이면 어린 나를 옥상으로 이끌고 가서는 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는 했다. 난 그걸 무척 좋아했었다. 어느 날은 비너스에 관한 신화를 말해주면서, 나더러 저 샛별처럼 빛나는 사람이 되라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