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나, 모름지기 새는 먹이가 마른 나무를 떠나기 마련이고, 물고기는 마른 개울을 뒤로하는 법이 천리일 터. 떠난 이들을 원망하여 무엇 하겠는가. 모진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강한 풀을 알아보는 법이니, 이 적막한 배소에 남아 끝까지 함께하는 동지들을 보며 다시금 마음을 굳건히 하리라.
흐르는 강물은 멈추지 않으나 그 물줄기는 결코 거꾸로 흐르지 않듯, 소신의 忠과 情 또한 세월의 진토 속에 묻힐지언정 결코 변치 않을 것입니다. 한풍 뒤에는 반드시 양춘이 오는 법이며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머지않은 법입니다. 옥체를 부디 보존하시옵소서. 丁丑年 寒夜, 臣 瑜 謹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