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상,
개인에게 주변환경이 진짜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요
저는 한국을 20대 초반에 떴는데요
그때까지 커밍아웃 한번도 안한 완전 벽장에, 자기 확신 없고 불안한 일개 고졸 계약직 물경력 여직원으로 한숨과 우울이 많은 20대 초반을 보냈어요
학창시절에는 나름 똑똑하고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총명한 학생이었는데 제 의지로 사회 경험 먼저 해보겠다고 뛰어들고 나니...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 않더라고요
저를 저 그 자체로 살지 못하게 만드는 게 대한민국이었어요
사회 초년생인 제가 일을 어떻게 배우고 성장하는지보다 현재 가진 것으로 후려쳐지는 일이 너무 많았어요
제 모든 속성이 가스라이팅의 재료였어요
고졸 후 대학 안 감 > 이상하게 봄
마구잡이로 취업 > 즈그회사인데도 날 이상하게 봄
어림 > 물로 봄
무경력(당연함..초년���임) > 경력업ㄹ다 후려침
계약직 > 일은 똑같이 시키고 최저 시급으로 줌, 복지 해당 없음, 만기 다���오자 3개월 실업급여 받을 수 있게 해 줄 테니 퇴사 후 놀다가 다시 오라고 함 (무기계약직 전환해주기 싫어서)
전라도에서 학교 나옴 > 농담으로 빨갱이냐 함
혼자 자취 > 별 머저리 같은 게 다 찍접거림
부모님 없이 홀로 상경 > 집주인이 갑질함+보증금 떼먹음
돈 없음 > 일해야 함 >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함 > 직장에서 짤리면 안 됨 > 부당해도 말 못함 짤릴까봐
뭐 이런 악순환의 고리였어요...
저는 여기저기서 가스라이팅을 당하다 못해 자기방어체계가 다 무너졌고 그냥 고분고분하고 끽소리 못하는 무색무취의 사람이 되어갔어요
학창시절의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말예요
그래서 도망쳐 나왔어요 캐나다로... 비록 1년짜리 워홀이었지만 그냥 할 수 있는 일 아무거나 하고 돈 벌어서 여행다니고 다음엔 호주나 아일랜드를 가자! 가 목표였어요 나랑 맞는 곳을 찾고 싶었어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뭘 해도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거예요
저는 어디서든 같은 수준으로 잘해내고 있었는데 한국은 자꾸 높은 기준을 들이밀며 해내라고 하는 사회였고
캐나다에서 만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 사이에서 지내다 보니 그런 압박이 사라지는 거였어요
이곳에서 지내다보니 제 스스로의 능력을 바로볼 수 있었어요
언어 문화 사회 모든 게 다른 곳에서 의지할 지인 하나 없이 혼자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생활력이 있더라고요
백지 위에 저를 놓아두니 오히려 객관적으로 저를 인지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속박에서 자유로워지니 정신적으로도 자유로워졌어요 우먼박스에서 나올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여성분들이라면 꼭 해��살이를 경험해 보시라고 하는 거예요
한국에서도 독립적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은 독립적인 싱글 여성에게 과도한 압박을 주는 사회예요 제 경험을 비추어 단언할 수 있어요
거기다 본인이 소수자일수록 더 그래요.. 그게 성정체성일수도, 비혼일수도, 장애일수도, 학력일수도 있어요
정상성에서 벗어나는 게 잘못된 게 아닐 수도 있다 < 이 기분을 느껴보셨으면 해요
저는 한국은 망했으니 나와서 살라는 의견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벽들이 제거된 곳에서 살아본 자유를 나누고 싶어서 그래요
혹시라도 심리적 공포감, 왠지 나는 안 될 것 같은 걱정 따위에 해외행을 망설이시는 분이라면 그러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여건이 되신다면 꼭 새로운 경험을 해 보세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경험을 해보세요
집 나가면 고생인 거 맞아요 하지만 고생이 ���를 단련시킵니다 경험이 나를 성장케 해요
겁내지 마세요 여러분
우리는 그렇게 약하지 않고 멍청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