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야, 뒤 한 번만 돌아볼래? 응? 아··· 별건 아니고 아까 황장수 병장님이 너 쳤을 때 못에 다친 건 아닌가 해서··· 안 다쳤어? 다행이네. ······나? 조금 다치긴 했는데 신경 쓸 필요 없어. 이 정도 아픔이야 견뎌내야지. 이것도 다 교훈이 될 수도 있잖아. ···춥다, 들어가자.
복수심에 눈멀어 여기까지 왔다 몇 번이고 떨어져 죽고 싶었던 이곳으로 구타로 인해 땅이 피로 물들었던 이곳으로 나에게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잊은 채로 모든 걸 내려놓은 순간에 그제야 떠올랐다 총이 스쳐간 자리는 식지도 않고 뜨거웠다 차가운 세상은 나에게 눈을 흠뻑 뿌리고 있을 뿐인데 말이다
사람이 죽기 전에 가장 많이 본다는 천장을 보며 매일 밤 눈물을 감추면서 잠에 들었다 눈물을 흘리면 오늘 밤 잠도 못 잘 수도 있으니까 천장에 붉은빛을 바라보며 끝없이 생각했�� 내가 죽으면 모든 게 끝날까 아니면 저 인간이 죽어야 모든 게 끝날까 누가 죽어야 끝나는 걸까 누가죽어야하는걸까
누구 하나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없다 누구는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고 누구는 간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들과 똑같이 폭력을 행사하면 내 마음이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째서일까 나는 왜 그들처럼 웃을 수 없을까 나는 이제 봉디쌤도 아닌데
사회는 약자에게 관심이 없다 죽을 듯이 힘들어도 힘들다고 티를 냈지만 그들은 약자에게 조금의 관심도 두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랬던 그들이 약자가 무기를 들고 일어서면 벌벌 떨어댄다 그제서야 용서를 구한다 무기를 들고 일어난 약자는 이제 돌이킬 수도 없는데
황장수 병장님··· 아프십니까? 지금 이 상황이 무서우십니까? ··· 그거 아십니까? 이제 겨우 몇 시간 됐습니다. 지금 병장님께서 느끼고 계실 고통을 저는 몇 달이나 참아왔습니다···. 그러니 늦은 사과는 필요없습니다. 이제 다 끝났거든요.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