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CRPS 환자입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이 병에서 말하는 ‘복합부위’는
여러 군데가 동시에 아프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 부위에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여러 증상이
동시에, 끊임없이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통증은 하루 종일 있습니다.
24시간 내내요.
그래서 에너지가 계속 빠져나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가��히 있어도
몸은 계속 소모됩니다.
어느 순간부터
하던 게임을 전부 지웠고,
밖에 나가는 것도 줄었고,
TV만 멍하니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코스피, 코스닥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군요.
처음엔 그냥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아프다고 해서
생각까지 멈추는 건 아니더군요.
“저건 뭐지?”
‘대체 저게 뭘까?’
‘사람들은 왜 저걸로 울고 웃을까?’
그렇게 인터넷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한국 시장, 코스피, 코스닥, 기업 이야기들을
하나씩 알아보게 됐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아픈데,
아무것도 안 하며 아플 것인가.
아니면 뭔가를 하며 아플 것인가.
아픔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아플지는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살아 있는 이상,
어쨌든 살아야 하니까요.
어디선가 들은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분산투자가 좋다더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더라,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더라.
그래서 유튜브를 보고,
책을 찾아보고,
천천히 공부하며
조심스럽게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모르는 게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아파서 밖에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여기에서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생각을 나눌 수 있고,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혹시 부족해 보이더라도
조금씩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많이 아프지만,
그래도 앞으로를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을 볼 수 있어서,
그리고 이 공간에 올 수 있어서
저는 생각보다 덜 외롭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