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중 선이 눈물을 흘리자 제이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잖아.
선이 단���히 즐기는 게 아니라, 몸은 함께 있어도 마음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걸
제이가 느낀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어.
그때부터 제이에게 선은 단순한 익명의 상대가 아니라 “대체 이 사람은 누구지?”라는 의문을 남긴 존재가 된 것 같아.
그리고 마지막에 선이 잠시 제이에게 안겨 흐느꼈을 때, 제이가 말없이 살며시 등을 감싸 안아주잖아.
그 순간은 욕망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처음으로 생긴 감정적인 접촉처럼 느껴졌어.
그저 울고 있는 선을 안아준 그 짧은 순간이 오히려 제이에게는 5년 동안 잊지 못할 기억이 된 게 아닐까.
그리고 선은 제이에게 묻지.
“당신은 천벌을 믿어?”
나는 이 질문이 선이 오랫동안 자기 자신에게 던지고 있던 질문을 제이에게 대신 물어본 것처럼 느껴져.
‘내가 겪고 있는 이 모든 불행도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벌일까?’
그런데 제이는 선의 사정을 전혀 모른 채
“인과응보라면 존재한다고 생각해.”라고 대답해.
여기서 두 사람의 ‘대가’에 대한 생각이 묘하게 엇갈리는 것 같아.
선에게 대가는 ‘죄에 대한 벌’에 가깝고,
제이에게 대가는 ‘행동에 따라 돌아오는 결과’에 가까운 것.
같은 ‘대가’를 말하고 있지만 바라보는 방향은 완전히 다른 거지.
그래서 나는 선이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알고 있으니까, 정작 아무것도 모르는 제이의 무심한 대답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장면인 것 같아.
어쩌면 제이는 그날 선의 눈물과 그 질문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5년 동안 그날의 토끼 탈을 ��아다니게 된 게 아닐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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