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경계 없이 뜨거운 이런 여름에는 쿠로의 볼이 자주 부었다. 그리고는 밤사이 잡지 못한 모기의 크기에 대해 열띠게 떠벌린다. 그닥 궁금하지 않은 무용담을 내내 들어야 했다. 쿠로를 삼킨 베개가 뒤척임을 쫓아 둔덕을 긁을 때면 쿠로는 가려움에, 나는 부산함에, 우리는 함께 깼다.
고개의 흐름도, 시선의 방향도. 팔의 각도부터 어느 발을 뒤로 뻗어 짚는지. 하나도… 놓치지 않아. 과열된 곳에서 만난 집요한 저온. 본능적인 플레이와 거리가 먼 선수와 시합을 할 때면…. 쇼요만큼은 아니어도 꽤 기대돼. 그 계산에 포함되지 못한 오차 범위를 한두 번쯤은 건드려 보고 싶으니까.
쇼요의 기세는 경이로운 수준. 다만, 그뿐. 맹렬한 기세가 미처 다 발화하지 못한 쇼요는 어떨까. 공격 의식이 타인의 몇 곱절인 쇼요의 도움닫기 경로가 모두 차단되어 버린 그때, 세터에게 증명받지 못한 그때는 어떨까. 쉬지 않고 갈망하는 공중전에 가담할 수 없게 된 그때는, 어떨까.
삼 학년의 졸업이나, 앞으로의 네코마 같은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아. 그런 거,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미래는 지금의 시합을 좌지우지할 수도 없으니까. 그저, 지금. 각자의 진영인 사각형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할 뿐이야. 가능하냐, 불가능하냐. 그런 것들.
그래, 시합 내내 벗어날 수 없는 이 사각형의 코트 안은……. 결코 얕보기 어려운 가능성으로 범벅되어 있으니까. 그러니 나의 역할은 계산 안으로 저들을 착실히 끌어들이는 것. 저들의 역할이 무궁무진이라면, 계획된 범위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없게 점과, 선과, 면을 동원하는 것.
여전히 스포츠는 어지럽다. 아무 적의도 존재하지 않는 이와 조건 없이 승부를 겨뤄야 하고, 부가적으로 상하 관계와 같이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난잡한 것들이 한 데 얽혀 있다. 그럼에도 공들여 코트에 남는 것은……. 머잖아 쇼요가 보여 주게 ��, 쇼요 몸 깊은 곳의 배구를 겪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