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ADR 공모물량대비 7배 넘는 청약이 몰렸다는
뉴스보고 역시 대박이네 메모리 수요 폭발 확정! 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맞을까?
이번 딜은 ADR 1억7,790만 주 매각에 글로벌 롱온리 펀드, 테크 섹터 펀드, 국부펀드, 아시아 포커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7배 이상 초과청약됐고 목요일 가격 책정 예정임
베일리 기포드, 코투,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가 최대 70억 달러 매입 의사를 표시했고, 조달 자금은 한국 내 신규 팹 건설과 EUV 장비 구매 등 설비투자에 쓰겠다고 명시했음
보통 보면 북빌딩에서 초과청약 배수는 반쯤 마케팅 통계임
기관들은 배정이 깎일 걸 알기 때문에 원하는 물량의 몇 배를 주문하는 게 정석 플레이고, "이 딜 핫하다"는 소문이 돌수록 오버 주문이 심해지는 구조임
그리고 이 숫자가 언론에 흘러나오는 경로를 봐봐
월요일에 "multiple times", 수요일에 "7배 이상"
전형적인 주간사들이 북빌딩 기간 중에 모멘텀을 만들려고 단계적으로 흘리는 마케팅임
물론 280억 달러짜리 딜에서 7배면 주문총액이 2,00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거고, 이건 절대금액으로는 진짜 큰 숫자는 맞음
소형 IPO에서 20배, 50배 나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자금 동원력임
그러니까 "수요가 가짜다"가 아니라 숫자를 명확하게 봐야한다는 거임
이 수요의 정체가 뭐냐는 거임
나는 이 2,000억 달러 주문의 상당 부분이 사이클에 대한 베팅이 아니라 접근성 수요라고 봄
하이닉스는 지금까지 미국 기관 입장에서 사기 불편한 주식이었음
원화 노출, 서울 시장 거래시간, 일부 펀드의 맨데이트(mandate) 제약 등
HBM 스토리는 다 알지만 못 샀거나 안 샀던 돈이 쌓여 있다가 ADR이라는 파이프가 뚫리니까 한 번에 쏟아지는 거지
즉 메모리 업황의 미래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과거에 못 산 것에 대한 정산이라는 거임
그리고 앵커 투자자 면면을 보면
코투는 크로스오버 테크 펀드고, SAP는 아예 AGI 논제로 운용하는 펀드임
사는 사람들의 정체가 반도체 전문가가 아니라 AI 대세론자들이라는 거임
전통적인 반도체 투자자들은 "디램 가격이 얼마까지 떨어졌다가 언제쯤 다시 오를까?"를 꼼꼼히 계산(평균회귀 모델링)해서 주식을 삼
근데 이번에 들어온 대형 펀드들(코투, SAP 등)은 그런 반도체 사이클에는 관심이 없음
이들은 "앞으로 AI 시대가 올 텐데, AI 인프라를 만들려면 하이닉스의 HBM은 무조건 필요해"
라는 'AI 내러티브'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임
전통적인 반도체 투자자들에게서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는 자들에게로 손바뀜이 일어난다는건데 이게 좋은건지는...
이 내러티브가 증명되지 않으면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상상에 맡기겠음
그리고
기업금융 쪽에 마켓 타이밍 이론이라는 게 있는데, 베이커-워글러(Baker-Wurgler, 2002) 이후 실증 연구들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건,
기업은 자기 주식이 비싸다고 판단할 때 유상증자를 한다는 거임
주가가 수십배 오른 시점에, 역대 외국기업 최대 규모로 발행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시그널이 될수 있음
역사적으로 "사상 최대" 딜들이 사이클 꼭지 근처에 몰리는 건 우연이 아님
글렌코어(Glencore) 2011년 5월 IPO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정점을 거의 정확히 찍었고,
블랙스톤(Blackstone) 2007년 6월 IPO는 크레딧 사이클 꼭지였고,
한국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최대 IPO로 상장한 게 2022년 1월, 유동성 장세 꼭지 직후였음
메커니즘은 단순함
기록적인 발행은 기록적인 열기가 있어야만 소화가 가능하니까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 자체가 정점 근처에서만 관측 가능하다는 거임
물론 이건 대주주가 파는 구주 매출이 아니라 회사가 돈을 받는 신주 발행이고, 희석도 2.5%로 작고,
비싼 주식으로 자금 조달하는 건
기존 주주 입장에서 오히려 합리적인 재무 행위임
내부자가 엑싯하는 딜이랑은 성격이 다르고
그래서 나는 이걸 "경영진이 꼭지라고 본다"로 읽기보다는 다음 논리로 읽음
이 딜은 수요 사이클 신호가 아니라 자본 사이클 신호라는 거임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건 이 ADR 자체가 메모리 사이클의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거임
Marathon 자산운용의 자본 사이클 이론 그대로인데, 고수익이 자본을 부르고, 자본이 캐파를 만들고, 캐파가 수익을 죽임
조달 목적을 보면,
한국 신규 팹, EUV 장비구매
7배 초과청약이라는 건 메모리 공급의 한계 생산자가 지금 역사상 가장 싼 비용으로 280억 달러의 캐파 확장 자금을 손에 넣었다는 뜻임
이번 사이클의 강세 논리 중 하나가 2023년 이후 메모리3사의 공급 규율이었음
감산 트라우마, 보수적 캐펙스, HBM이 커머디티 DRAM 캐파를 잡아먹으며 나오는 자연스런 공급 부족 등
그런데 자본시장이 이렇게 열광적으로 돈을 대주는 순간 그 규율의 전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거임
실제로 딜을 띄우는 쪽 논평조차 미국 자본 접근성 확대가 캐파 확장을 가속해서 시간이 지나면 HBM 부족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음
즉 초과청약의 성공 그 자체가 부족 사태를 끝내는 메커니즘의 일부라는 거임
그래서 앞으로 봐야할 것은 이거임
지금 장을 보면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모두가 빠지고 있음
이게 좋게 해석하면
"하이닉스 ADR 배정 자금을 만들려고 다른 메모리 팔고 있다" 인데
이번 주 금요일이 지나면 진짜 정답을 알 수 있을거임
하이닉스 ADR 발행이 최종 완료되어 주식 배정이 끝나는 금요일 이후에는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를 더 이상 팔 이유가 없어 지는거임
만일 메모리 업황자체를 좋게 보고 있다면
오히려 하이닉스 주식을 원하는 만큼 배정받지 못해 현금이 남은 기관들이 "에이, 하이닉스 생각보다 많이 못 받았네
그럼 아쉬운 대로 팔았던 마이크론이랑 샌디스크나 다시 사자" 하면서 이 주식들이 급반등하게 될거임
이게 단기간은 메모리 업계의 방향을 가늠하는 가장 쉬운 신호가 될거임
당연히 본게임은 7월 말 삼성전자, 하이닉스 실적발표와 빅테크들의 실적발표가 될 거임
존나 꼬아서 보는 니들 때문에 뷔가 이렇게 장문 남기는 거 아냐 이거 보고 또 쿠션어다 ㅇㅈㄹ 하기전에 니들 행실이나 챙겨
동기 챙기랴 팬들 챙기랴 그 사이에 껴있는 뷔만 안타까워 죽겠네
동기가 에이스였고(이건 찐인거임)직접 함께 생활 안 해봤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 ㅈㄴ 진심 다 써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