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계속 걸려 있어서 조금만 방심하면 떠오르고 그럴 때마다 나는 더 거칠게 살아야 할 이유를 찾게 돼. 망가지는 쪽이 더 익숙하니까. 형, 나는 아직도 형이 틀렸다고 생각해. 그래야 끝까지 아무것도 아닌 채로 남아도 변명할 수 있거든. 그러니까, 마지막까지도 나를 그렇게 보지 말았어야지.
나는 늘 같은 자리에서 시작했어. 아는 건 하나뿐이라서. 사람을 밀어내는 법, 숨 쉬듯 익숙한 쪽을 고르는 법. 그래서일까, 잡고 있던 손이 빠져나가는 순간에도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지 않았어. 형, 형은 끝까지 그걸 모르는 척했지? 나는 형이 남긴 말이 싫었어.
그건 너무 가벼워서, 내가 살아온 방식이 전부 틀렸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괜찮다느니, 그대로 둬도 된다는 식의 말. 그걸 믿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나일 수 없을 것 같았거든. 그래서 그냥 흘려보냈어. 들리지 않는 척,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근데 이상하게도, 완전히 지워지진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