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고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워 조심스럽게 인용을 남깁니다. 먼저 아버님의 명복을 빌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장을 지켜오신 어머님께도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DM이 막혀 있어 부득이하게 인용으로 글을 남기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해달씨’라는 비건 뷰티 브랜드를 2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출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만, 칠레,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여러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며 조금이나마 경험을 쌓았습니다. 혹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부족하지만 제가 아는 내용을 말씀드립니다.
부끄럽지만 저희가 수출을 시작한 계기부터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원가 절감없이 좋은 제품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고객분들이 알아봐 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브랜드를 시작했지만, 실제 국내 시장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저희의 역량과 경험도 부족해 상반기에 큰 적자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수출을 처음 준비하실 때 가장 먼저 조심하셔야 할 것은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하는 업체입니다. 돈을 받고 잠적하는 것만이 사기는 아닙니다. 실질적인 판로 개척이나 성과 없이 해외 온라인몰에 상품 몇 개를 등록해 주는 정도로 수백만 원의 컨설팅 비용을 요구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큰 비용을 지불하기보다는 반드시 지원기관을 통해 여러 차례 검증해 보셨으면 합니다.
제가 경험한 범위에서는 KOTRA와 정부기관의 지원을 먼저 알아보시는 것이 가장 안전했습니다. 국가 지원을 받으면 바이어 상담부터 시장조사, 통번역, 인증, 마케팅, 물류 등 여러 절차를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서울 소재 기업이라면 서울경제진흥원의 수출지원사업도 함께 살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판판대로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물류비, 상세페이지 개선, 제품 개선 등의 지원사업이 올라옵니다. 사업마다 지원 비율과 마감일이 다르므로 현재 모집 중인 공고를 꼭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올해 지원사업이 1주일정도 남았으니 꼭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수출바우처와 물류 관련 지원사업도 반드시 알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예를 들어 국고 보조율이 70%인 사업이라면 기업은 전체 사업비의 30%를 부담하고 해외 마케팅이나 수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류비가 100만 원이라면 조건에 따라 최대 70만 원을 지원받는 방식입니다.
수출기업들은 이러한 지원사업을 활용해 인증비, 마케팅비, 물류비를 낮추고 있습니다. 같은 제품을 수출하더라도 지원을 받지 못한 기업은 그만큼 공급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처음부터 신청할 수 있는 정부지원사업을 최대한 찾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어떤 제품을 구체적으로 생산하고 계신지 알지 못해 해외 수출 가능성을 단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을 비롯한 K-소비재에 대한 해외 수요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처음부터 여러 국가에 동시에 진출하기보다는 제품과 잘 맞는 한두 국가를 정하고, KOTRA 지원사업이나 해외무역관 상담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해 보시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장 규모가 큰 국가일수록 인증과 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품목에 따라서는 정부지원을 받더라도 인허가 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해 진출을 잠시 보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관심 국가의 KOTRA 해외무역관에 먼저 상담을 신청해 현지 유통 가능성과 필요한 인증, 예상 비용, 바이어 발굴 방법을 함께 문의해 보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조심스럽게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해외 수출 역시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인지도가 없는 브랜드나 제품은 국내 소비자가와 비교해 매우 낮은 공급가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고, 정부지원사업을 활용하는 국내 기업끼리의 가격 경쟁도 치열합니다. (원가의 절반도 안되는 공급가에 수입을 희망한다는 바이어도 많습니다. 최근에 물류비도 많이 상승해서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혹시 제품의 종류와 현재 생산 규모, 수출을 희망하시는 국가가 있다면 편하게 DM으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직접 겪으며 알게 된 범위 안에서 확인해야 할 기관과 지원사업, 수출 절차를 최대한 성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디 어머님께서 조금이라도 덜 힘드실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