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김부장> 종영. 전 10화
한달 전에 종영한 또다른 드라마 <오십프로>처럼 아저씨 액션물 + 짧은 고구마와 사이다가 반복되는 복수극.
원작 웹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채로 감상했는데, 처참한 설정과 뇌가 썩을 듯한 전개로 인해 이걸 내가 매회 넷플릭스에 올라올 때마다 본방사수급으로 감상했다는 걸, 10화까지 완주했다는 걸 어디다가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특히 '땅강아지' 장국철 등장 씬마다 재생을 멈추고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 김성규의 분량은 카메오 수준이라 더 실망.
그럼에도, 좋은 외국 영화 수입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주시는 존경하옵는 소지섭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 그 이유 하나로 마지막까지 버텼다.
시청률 잘 나오고 연말 시상식 큰 상도 하나 예약한 것 같아서 축하축하.
좋은 게 좋은 거지.
영화 <하나 코리아>
'혜선'은 '한 손에 본인의 목숨을 쥐고' 용기있게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이다. 자유의 땅에 도착해서 기쁘기보다는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북에 두고 온 죄책감과 그리움 때문에 가슴에 구멍이 난 그녀.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돕는 기관인 하나원 생활을 거쳐 이제 혜선은 본인의 힘으로 이 낯선 땅에 적응하고 또 약값도 벌어 북한땅으로 보내야 한다. 혜선의 남한 정착기는 과연 순탄할까.
덴마크 출생의 '프레데릭 쇨베르' 감독이 실제 탈북자들과 오랜 기간 교류하고 취재하여 수 년에 걸친 준비 끝에 완성한 영화다. (감독 스스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무관하게)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하려 고군분투 하는 이방인의 이야기를 또다른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셈이다.
혜선에게 남한은, 서울은 '포도맛 풍선껌' 같다.
포도맛이라 써있지만 그 맛은 희미하고 풍선을 너무 세게 불면 이내 뻥 터지고 만다.
외롭고 고단한 정착민의 삶뿐만 아니라 출신과 무관하게 여성들이 겪는 위험과 차별에도 노출되어 있다. USB에 숨겨 몰래 보던 남한 드라마 속 모습은 그저 화면 속 세상일 뿐이다.
하지만 배우 김민하가 연기하는 혜선은 어떤 현실에 던져 놓아도 희망과 용기를 놓지 않을 심지가 굳고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비슷한 삶의 궤적을 공유하는 좋은 동료들이 있다. 그녀는, 그들은 차츰 다른 수식어 필요 없이 그저 '우리'가 될 것이다.
연출에서 그리고 영화에서 감독의 異國性이나 타자화하는 시선은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성실한 취재 및 탈북자들과의 유대가 극적 허구로 충분히 변환되지 못한 탓인지 '극장에 걸리는 픽션'으로서의 세공된 매력은 김민하의 사려 깊고 인상적인 연기에도 불구하고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또한 혜선이 겪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다소 전형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만들고 시도해야 할 이야기다.
'탈북자'라는 지칭을 잠시 걷어내고 보면, 소중한 어떤 것을 포기하거나 저 멀리 남겨두고 낯선 무언가에 도전해야 하는 모든 이들을 보듬는, 따뜻한 위로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영화 <호컴> 짧은 리뷰
다미안 맥카시의 50가지 점프 스케어.
클래식한 유령의 집 + 아일랜드 민속 설화.
근데 이 두가지 요소가 잘 붙었는지는 모르겠다.
주인공의 심리와 배경의 분위기로 공포를 자아낸다기엔 잔재주가 너무 많고, 포석처럼 깔아둔 트라우마와 죄책감의 깊이에 비해서는 결말이 너무 말랑하다.
회피형이면서도 하지 말라는 건 다 하고 다니는 우리의 주인공.
근데 다른 것보다
<호프><기생충>북미 배급사 'NEON'이 선택한 호러
요 카피 문구가 젤 짜침
영화 <호프> 어쩌다보니 3회차.
대공황 시기에 관객들이 줄어들자 미국의 극장주들은 동시상영 전략을 쓴다. 유명 배우와 큰 자본을 활용해 만든 A-picture, 그리고 소자본으로 짧은 시간에 만든 보너스 영화 B-picture.
소위 'B급 영화'의 탄생이다.
동시상영 유행이 지나고 텔레비전의 시대가 오면서 B급 영화의 의미도 좀 다르게 변화하는데, 주로 현실과 유리되어 개연성이 낮은 각종 장르 영화, 그 중에서도 작중에서의 법칙이나 일관성 마저도 느슨한 핍진성 약한 영화들이 B급 영화로 분류되기 시작한다.
B-picture라는 제작 체계는 사라졌지만, ‘B급’이라는 말은 장르 영화 특유의 과장과 조악함, 현실의 논리보다 영화 내부의 쾌감을 우선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미학적 표현으로 남았다.
그리고, 어느 지역에 갑자기 괴물이나 외계인 등이 침입하고 이를 평범한 주민들이 막아내는 영화도 하나의 소 장르를 이룰 정도로 많다.
수 백 억원의 제작비, 그리고 나홍진 감독의 전작들 때문에 관객들이 품었던 기대와는 다르게 <호프>는 명확하게 B급 영화의 정서를 담고있다.
외계인이 등장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개연성의 허들을 낮춘 채로 상영관을 찾은 관객이 러닝 타임 한 시간 이후, 아무리 달려도 좁혀지지 않는 거리, 아무리 맞아도 죽지 않는 성기를 보면서 이 영화의 내적 리듬과 느슨한 법칙(50~80년대 크리처/침공 B급 장르물이 가졌던 전형적인 장르적 쾌감과 희화화된 핍진성)에 과연 공명하는가 그렇지 못하는가에 따라 감상이 크게 달라질 영화다. <곡성>에서 추격전을 펼치던 종구 일행 앞에 뜬금없이 등장했던 좀비씬이 그랬듯이.
내 기준으로는
감독의 이름을 지운다면 B급 정서를 담은 잘 만든 장르물로 나쁘지 않았지만, 나를 10년이나 기다리게 만든 나홍진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기준에서 본다면 별 하나 감점.
그리고 내가 아는 나홍진이라면 흥행 여부와 관련 없이 속편은 안 만들 것 같다.
영화 <뱀의 길> (1998)
말단 야쿠자 조직원이던 '미야시타'는 여덟 살 난 딸이 끔찍하게 살해당하자 친구이자 수학 강사인 '니지마'의 도움을 받아 복수에 나선다.
용의자를 납치하는데 성공하지만 실제 범인은 따로 있다며 다른 이를 지목하는 용의자.
하나둘씩 관련자가 늘어나면서 미야시타는 혼란에 빠지고 오히려 니지마가 상황을 주도하게 된다.
과연 이들은 다다른 뱀의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뱀의 길은 뱀만이 알 수 있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내부의 사정은 내부인이 가장 잘 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구불구불하고 위험한 길, 어딘가 음험하고 어두운 이면이라는 의미까지 더해보면 영화 제목에서 많은 것을 유추하고 예상할 수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초기 연출작 중 하나로 극장 개봉 목적이 아닌 V-시네마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비용과 시간의 제약이 많았는데 영화의 소재나 연출 스타일상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결과물이 나온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정제되지 않고 투박한 날 것의 느낌. 마치 미야시타와 니지마의 허술한 계획과 그에 따른 연쇄작용처럼.
그래서 감독 본인이 이 영화를 더 세련되고 매끈하게 리메이크한 2024년판 <뱀의 길>은 그다지 정이 가지 않는다.
검정치마 정규 1집 LP 도착
사전 주문하고 한 6개월 만에 받았나?
실은 며칠 전에 도착했는데 본가로 주문을 하는 바람에 이제야 손에 들어왔다.
바이닐의 선홍빛이 영롱하고 근데 포카는 뭘 저런 걸 넣어 주셨어요 휴일씨.
앨범 최애곡은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지금 고르라면 fling, fig from france.
기대보다 더 만족.
<소울메이트>라는, 20년 전의 철지난 시트콤을 몇 편 봤다.
내용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OST로 쓰인 음악들이 말도 안되게 좋은 거다. 알고 있던, 원래 좋아하던 곡도 있지만 모르던 곡도 왜 이제 알았나 싶게 빈틈없이 반짝인다.
같이 실린 누벨바그의 다른 곡 'This Is Not A Love Song'도 킬링 트랙이지만 비 오고 우중충한, 그래서 로그인 하고 싶어지는 오늘은 이 곡 'In a Manner of Speaking'이 더 꽂힌다.
어쩌면 감정을
단어로 지칭하지
않고
보여서
전달하는 방법,
에 관한
In a manner of speaking
I just want to say
that I could never
forget the way
you told me everything
by saying nothing
in a manner of speaking
I don't understand
how love in silence
becomes reprimand
but the way that
I feel about you
is beyond words
oh give me the words
oh give me the words
that tell me nothing
In a Manner of Speaking https://t.co/AnSs3DOyvD 출처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