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불안해서 혹은 너무 보고싶어서 운다. 새벽에 잠에서 깰 때마다 조여오는 불안감과 과거 그릇된 잔상을 너와 엮지 않도록 나는 혼자서 매일 밤을 그렇게 숨죽여운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혹시나 이 두려움을 너에게 들키는 순간 정말 그렇게 되어버릴까 너가 멀어질까 나는 오늘도 꼭꼭 숨긴다.
큰 소리로 얘기하지 않기,
끼부리지 않기,
다른 이성과 너무 가까이 이야기하지 않고 너무 웃어주지 않기,
짧은 옷이나 노출이 있는 옷 입지않기,
전화 끊지 않기, 막말하지 않기,
욕하지 않기, 술집과 클럽은 가지 않기,
담배하지 않기, 술은 적당히 하기,
다른 사람 만나지 않고 잘 기다리기.
처음엔 조금 슬펐다.
아직까진 네가 연락 자주 하던 그 새벽에 나 홀로 깨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걱정과 불안이 온 몸을 감싸올 때 마다 어떻게든 버텨야한다는 생각만 하기로 했다.
온다고 그랬다, 분명 그렇게 약속했다.
그러니 내일 당신의 일이 조금 수월하도록 비가 더 많이 내리길 기도한다.
하나 둘
버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손 때가 많이 묻었다고 해서
추억이 많이 쌓였다고 해서
좋았던 기억이 나쁜 기억보다 많다고 해서
안으면 안을수록
가시가 안으로 베어드는 것도 무시한 채
전부 끌어안고 살아갈 순없다.
하나 둘
잃어가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하나 둘
이별이 다가올지라도.
한 아이를 안은 젊은 아빠를 마주쳤다.
아이의 볼에 입맞춤을 하고
웃음짓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저 모습을 보고 널 떠올렸다면,
저 모습을 보고 우리의 다른 문제들이
생각나지 않았다면,
적어도 지금 나는 답을 찾은 것 같지않아?
아무래도 지금 내 답은 너인 것 같아서.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세상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걸음을 빨리했어.
더 무서워지기 전에 말이야.
그 순간
전봇대에 불이 하나 둘 들어오더라.
그제서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조금만 견뎌내면
시간은
나를 또다른 밝은 곳으로
안내할지도 모른다.
너무 힘든 인연은,
인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
말이 쉽지,
어떻게 만난 사람인데
얼마나 기다려 얻은 사랑인데.
문득
어렵게 만나게 해준 인연이기에
그만큼 힘든 시련이 쥐어진 것이면?
이걸 이겨내면
얼마나 더 값진 인연일거야,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넌 내게 그런 특별한 인연이라고.
착한 척을 했다.
본래 이기적이고 못된 나라서
착할 수가 없어 착한 척하기 시작했다.
아무렴 어때?
근데 왠걸,
착한 척을 하다보니,
착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착한 사람이 되고싶어졌고,
나는
몇 년전의 나보다
며칠 전의 나보다
착한 아이가 되어있었다.
아무래도
너 때문인가보다.
너무 행복하니 불안하다.
내가 이 행복을 가져도 되는건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불안할 정도로 행복해서
불안할 정도로 안정적이라서
이게 내 것인지
내 것으로 해도 괜찮은 것인지
쉴 새없이 자문한다.
괜찮다고
오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는다.
내게 미래는 없었어도
적어도 지금은 존재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