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숫자 놀이를 할 거야, 애기야.”
주인님의 나직한 목소리가 귓가를 미끄러지듯 간지럽혀요
제 아래에는 주인님의 손가락 두 개가 깊숙이 파고들어 내벽을 지그시 짓눌러요
“숫자 놀이요...? 그게 뭔데요, 주인님...?”
“내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하고 세면, 너는 딱 다섯 소리에 맞춰서 가는 거야. 알겠지?”
황당하고 어리둥절한 제 반응에 주인님은 픽 웃으시더니 다정한 표정과 달리 안벽 깊은 곳을 가차 없이 후벼 파며 속도를 올리기 시작해요
“하나... 둘... 셋...”
“앗, 하아앙...! 잠깐...!”
“넷... 다섯.”
“흐아... 이거 못 가겠어요... 이상해요...”
첫 번째 시도는 실패였어요
언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당황하는 사이에 다섯 숫자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죠
주인님은 혀를 쯧 차시더니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를 손톱 끝으로 살살 긁어내려요
“말했잖아, 다섯에 정확히 가야 한다고. 다시.”
주인님은 손가락질을 더 거세고 무자비하게 몰아붙여요
클리토리스를 지긋이 문지르는 엄지손가락과 내부를 꾹꾹 짓누르는 감각이 뒤엉키자 이성이 하얗게 마비되며 쾌감이 턱 밑까지 차올라요
“하나... 둘... 셋...”
“하아, 하앙...! 읏, 가고 싶어... 가고 싶어요, 주인님...!”
“넷... 다섯.”
“흐아아앗...! 앗, 거의... 거의 다 왔는데...!”
두 번째, 세 번째 시도에서도 저는 계속 타이밍을 놓쳐 자지러지기만 할 뿐 절정에 도달하지 못해요
밀려왔다 사라지는 감질나는 자극에 눈가에는 참지 못한 눈물이 울컥 고여 흘러내렸죠
한계까지 달아오른 몸이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해요
“계속 실패하네. 일부러 벌받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흑, 아니에요... 주인님, 제발... 저 진짜 가고 싶어요... 한 번만 더...”
“좋아.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번에도 못가면 각오해.”
주인님은 젖어버린 내벽 깊숙한 곳의 예민한 곳을 강하게 짓누르며 손가락을 미친 듯이 튕기기 시작해요
뇌리를 찌르는 강렬한 자극에 온몸의 신경이 아래로 쏠렸고 가버리기 직전이 돼요
“하나...”
안쪽이 바짝 조여들며 한계가 느껴져요
“둘...”
“하아앙...! 앗, 주인님...!”
“셋... ”
“넷...”
몸이 활처럼 꺾이는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다섯.”
주인님이 다섯을 내뱉음과 동시에 내벽 깊은 곳을 강하게 짓누르자 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지르며 절정해요
안이 파르르 떨리며 애액을 울컥거리며 쏟아냈고 주인님의 손가락을 사정없이 조여대며 자지러졌죠
“잘했어, 애기야. 거봐, 하면 되잖아.”
주인님은 수치심과 쾌감으로 멍하게 풀려버린 제게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넘겨요
그날 이후, 그 '숫자 놀이'는 제 몸에 지독할 정도로 깊게 각인되어 버려요
며칠 후 평범하게 사람들과 섞여 데이트를 즐기던 날이었어요
깔끔하게 옷을 입고 주인님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주인님이 슬그머니 제 허리를 감싸 안으시더니 바짝 밀착해요
그리고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제 귓가에 닿을 듯 말 듯 입술을 가져다 대시고는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나직하게 속삭이셨죠
“하나... 둘...”
순간 귓가를 간지럽히는 주인님의 숨결과 숫자 소리에 온몸의 소름이 돋아나며 척추를 타고 찌릿한 전율이 흘러요
속옷 안쪽이 순식간에 축축하게 젖어 드는 게 느껴졌죠
“주, 주인님...?! 잠시만요, 여기 사람 많은... 앗...”
“셋... 넷...”
“하아, 읏... 안 돼요, 주인님, 제발...!”
손으로 입을 막고 다리를 꼬며 어떻게든 참아보려 애썼지만 주인님의 마지막 숫자가 귓가를 강렬하게 들이쳐요
“다섯.”
“흐읍...!”
저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소리를 꾹 참아요
아무런 직접적인 손길조차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 속삭임 하나에 제 뇌가 완벽하게 착각을 일으키며 아래에서 물이 울컥 터져 나와요
사람 가득한 길 한복판에서 속옷을 적시며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채 바로 가버리고 만 것이었죠
저는 픽 웃으시는 주인님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허벅지를 부들부들 떨며 가쁜 숨을 내뱉어요
“이젠 길거리에서 막 가버리네?”
“아니 이건...!”
“자, 이제 다시 가볼까?”
#로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