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준이지만 딱히 수습할 마음도 들지 않고. 다만 다음 주에도 저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짧게 고민한다. 저쪽에서 먼저 연락을 받지 않고, 끝을 말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모르고 시작한 것도 아니면서 그날의 황시목은, 그리고 그날 이후의 황시목은 버림받은 양 구는 건지.
맨몸에 이불만 감아둔 채 눈 감고 가만히 있는 황시목한테 옷을 다 챙겨 입고선 시계가 들어있는 박스 던지듯 건네는 이창준. 주기적인 선물에 황시목은 몸 일으켜 확인하는 수고로움도 감수하지 않게 된 지 오래.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느끼는 것도 아니면서, 일부러 사람을 놀리는 건지
권하며 붙잡는 게 나름 봐줄만했는데. 그런 것도 없어진 모습에 작게 혀를 차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호텔을 벗어나 배우자가 있을 집으로 향하는 이창준. 내가 너한테 반지를 줄 순 없으니 그거라도 챙기지 그래. 언젠가 시목에게 별생각 없이 건넸던 말이, 시목이 달라진 이유임을 아는
창준의 저녁 약속이 끝나고도 퇴근할 생각을 하지 않는 시목이 덕에 다시 출근하는 기분을 내는 창준. 올라가 닦달하려다 그 시간에도 보는 눈은 있겠거니 싶어 전화를 하고. 기다린지 오래, 다시 전화를 하려는 순간 힘이 빠진 이가 걸어오는 게 보이지. 잠시동안 바라보다 차에서 내려 먼저 다가가는
떼어내 시목의 눈앞에 보여주면서 집에 가져갈 건가? 물으면 괜히 손으로 머리를 한 번 털고 고개를 위로 올려 나무를 보는 시목. 창준은 시목이 손으로 털어내느라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주고는 다시 걸음을 옮기고. 종종 갔던 국밥집이 나오자 시목을 이끌고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다시
창준. 소리가 제법 크게 울렸지만 그건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미동도 없이 서 있던 시목은 창준이 시목이가 떼어낸 걸 시목이 손에서 가져가려고 하는 순간 바닥에 버리고 발로 짓밟아버려. 창준이 시목이 손에서 얼굴로 시선을 옮기면 받을 자격 없으십니다. 하고 돌아서는 시목.
황시목 시보때 셔츠 소매 깔끔하게 접는 법 알려준 사람 이창준... 날이 더워지고,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니 소매가 걸리적거려서 한번만 접은 뒤 팔꿈치까지 쓱 올려놓은 시목. 다른 거 확인 차 들렸던 이창준이 그 꼴 보고 작게 혀 차더니 시목이 일으켜서 양쪽 똑바로 접어주는 거 보고 싶다.
황시목 잠결에 팔 휘둘렀는데 그 팔꿈치에 이창준 입술이 터졌으면 좋겠다... 너 깨어있었니? 아침에 이창준이 놀리는 걸로 일단락 짓는 듯 싶었는데 종일 검사장 입술에 대한 얘기 듣는 황시목. 계장님이랑 실무관님도, 혼자 간 구내식당에서도, 잠시 커피 뽑으러 찾은 자판기 앞에서도,
황시목 코 툭 건드리면서 사다주고나 말해. 그럴 거고. 잠시간 눈 커졌다가 코 끝 만지작거리면서 약 있나 두리번거리는 황시목 잡아당겨서 키스나 하는 거 보고 싶다... 이창준이 들어올 때 문 잠그는 소리 안 났어서 황시목이 고개 피하면서 하지 마세요 중얼거리는데 약 바르는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