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정요. 베를린에서 비오 리사이틀 있던 날. 정요는 비오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간다는 말 없이 일반예매로 3층 맨끝 구석 좌석을 끊고 조용히 객석에 앉았음.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모두의 찬사를 받는 비오의 모습을, 한 명의 관객으로서 오롯이 눈에 담고 싶어서.
비오야, 참 이상하지. 고마워 사랑해 이런 우아한 말보다 어째서 다행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건지. 우리 둘다 끝내 음악을 버리지 않아서, 그 지옥 같은 시간에도 기어코 죽지 않고 살아남아서,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서… 네 손 끝에 내가 있고, 내 손 뒤에 여전히 네가 서 있어서, 참 다행이다.
프라이빗 콘서트홀을 째로 빌려주겠다는 집요한 초대장, 음산한 구애 이런 게 많을 것 같고. 별명은 부서진 천재, 포디움 위의 검은백조…?;;;
이런 상황 땜에 늘 화내고 고통 받는 건 비오구요… 정요는 비오가 받아온 초콜릿 선물 까먹으면서 태평하게 ”뭐 그런 거까지 신경 써😁” 이러고 있고..
그러고보니 정요는 비오가 지나온 지옥을 모르네. 정요를 계속 찾아다녔다는 것만 단편적으로 알고, 비오가 정요 환영을 본다던가,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던가, (재인이가 말해줬지만)정요의 죽음을 알고 얼마나 망가졌었는지 등등. 비오 성격에 그걸 굳이 주절주절 말했을 것 같지도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