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리던 소수점의 전쟁이 막을 내리고 짙게 깔려 있던 안개가 걷히자, 이제야 조금은 진정하는 마음으로 비로소 저들이 치밀하게 설계했던 거대하고 서늘한 '마스터플랜'의 전모를 뒤돌아본다. 애초에 이재명과 좌파 카르텔이 이번 6.3 지방선거를 통해 노렸던 것은 단순한 지자체 권력의 연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개헌·공소 취소·검열'로 이어지는, 완벽한 체제 전환과 영구 집권을 위한 3단 콤보였다.
그들의 시나리오는 투명할 정도로 뻔했다. 당초 저들의 첫 번째 계획은 이번 지방선거 투표용지에 '개헌안'을 슬쩍 끼워 올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파 진영의 끈질긴 방어로 이것이 무산된 것이, 저들의 거대한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 첫 번째 치명적 패착이었다.
첫 단추가 막히자 다급해진 이재명은 선거 직후, 국무회의에서 대놓고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며 '공소 취소'를 운운하는 무리수를 던졌다. 의도는 명확했다. 만약 이번 지선에서 좌파가 압승을 거두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다가올 취임 1주년에 맞춰 광화문 광장에서 거대한 굿판을 벌이며, 관제 언론을 총동원해 이렇게 선동했을 것이다. "보라, 국민이 선거로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것이 곧 헌법적 사면이니, 당장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모든 공소를 알아서 취소하라!"
당연히 상식적인 국민들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올 테니, 7월부터는 '가짜뉴스 척결'이라는 도덕적 핑계를 대고 인터넷 검열의 빗장을 걸어 잠가 반대 여론의 입을 완벽하게 틀어막는 입틀막법의 발효. 이것이 그들이 꿈꿨던 무혈 쿠데타의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주권자들의 묵묵하고도 차가운 한 표는 이 끔찍한 폭주 기관차를 완벽하게 탈선시켰다. 이재명의 거대한 자해극이 잃어버린 것들의 청구서를 뜯어보면, 벼랑 끝에서 일궈낸 상식의 승리가 얼마나 통쾌하고 치명적인지 실감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뼈아픈 타격은, 보수 진영이 의석수와 지형을 방어해 내며 저들의 개헌 야욕을 뼛속까지 단단히 틀어막을 수 있는 '거부권의 바리케이드'를 굳건히 지켜냈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이재명 픽(Pick)'은 완벽하게 전멸했다. 거대 메가시티의 비전은 팽개치고 오직 '친명 호위무사'라는 얄팍한 완장 하나로 링에 올랐던 정원오, 남의 스피커에 기생하려던 하정우 등 주군의 아바타들이 모조리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한때 맹신도들을 몰고 다니며 좌파의 정신적 지주 행세를 하던 조국 역시, 그의 알량한 정치적 밑천이 이번 선거의 냉엄한 심판 앞에서 유통기한이 끝났음을 처참하게 증명했다.
오세훈의 생환이 만들어낸 유쾌한 나비효과도 짜릿하다. 그의 극적인 재당선은 단순히 수도 서울을 지켜낸 것을 넘어, 김어준이라는 희대의 선동가가 다시 TBS 마이크를 거머쥐고 시민의 세금으로 가짜뉴스를 배설하려던 그 끔찍한 복귀 시나리오의 싹을 영구히 짓밟아버린 쾌거다.
안방의 샴페인 잔을 깨뜨리는 외신의 냉혹한 평가가 여기에 완벽한 쐐기를 박았다. AP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이 다수의 선거구를 차지했지만,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패배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치명적 타격"이라며 "유리한 지형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승부처를 내주어 완전한 승리로 평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건조하게 타전했다. 안방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자인 척 핏대를 세웠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의 차가운 팩트 폭격 앞에서는 상징성과 실리를 모두 잃어버린 '상처뿐인 영광'임이 만천하에 폭로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촌극의 훌륭한 백댄서였던 엉터리 여론조사 기관들의 완벽한 파산 선고를 기억해야 한다. 선거 직전까지 좌파의 압승을 점치며 무당 노릇을 하던 그 가짜 지표들은, 그 이해하기 힘들던 높기만 하던 여론조사는 개나 주는게 맞다는 통쾌한 확신만을 남긴 채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이 모든 전리품을 합친 것보다 더 위대한 수확은 따로 있다. 바로 대한민국 선거관리위원회를 뼛속까지 갈아엎을 완벽한 '명분과 동력'을 쥐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투표용지가 모자라 주권자를 돌려보내고, 권력자의 선거법 위반 앞에서는 굽신거리며 선거법을 무시하더니, 개표 직전 굳게 닫힌 뒷마당에서 의문의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이 기괴한 헌법기관. 우리는 이제 선거 승리라는 날 선 무기를 쥐고, 민주주의의 심장을 갉아먹는 이 썩어빠진 심판의 카르텔에 가장 차갑고 잔혹한 메스를 들이댈 수 있게 되었다.
완벽한 독재를 꿈꾸며 짜놓았던 저들의 3단 콤보는, 도리어 자신들의 무능과 위선을 폭로하는 거대한 자해극으로 끝이 났다. 벼랑 끝에서 이 나라의 상식을 구원해 낸 주권자들의 조용하지만 위대한 반격. 나는 이 서늘하고도 유쾌한 희비극의 결말을, 아주 오랫동안 기분 좋게 곱씹을 참이다.
서울시장 개표 도중에 정원오 7 : 오세훈 3까지 갔던 게 서울 잠실7동 부정선거 투표함이 계속 난리나니까 마치 이긴 걸로 해줄테니 그건 개표 안해도 되는 것처럼 해주지 않을래?... 마냥 오세훈이 역전하는 게 참 신기하지?
오세훈이 이겨도 본질은 부정선거야. 선거무효이고 부정선거는 사형이다.
나는 오랫동안 보수 우파 진영 내부에서 맴돌던 '부정선거론'을 철저히 경계하고 선을 그어왔던 사람이다. 근거 잃은 음모론은 보수의 차가운 이성을 마비시키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게 만드는 유해한 바이러스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 3일, 대한민국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벌어진 일련의 참혹한 촌극들을 지켜보며, 나는 내 오랜 신념을 잠시 유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서늘한 자괴감에 빠졌다. 단언하건대, 지금 이 나라에 부정선거의 망령을 부활시키고 그 음모론에 끊임없이 땔감을 공급하는 진원지는 보수 유튜버도, 극성 지지자들도 아니다. 다름 아닌 대한민국 선거관리위원회, 바로 그들 자신이다.
범죄의 세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너무 완벽한 우연'과 '경이로운 무능'의 결합이다. 이번 선거에서 선관위가 보여준 행정은 무능을 넘어선 하나의 기괴한 예술이었다.
한 유권자가 두 번이나 투표를 시도했음에도 선관위는 까막눈처럼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사전선거에선 사촌의 신분증을 들고 투표소에 갔는데, 수백억 혈세를 들인 최첨단 지문 인식 기기는 천연덕스럽게 ‘본인’으로 인증하고 패스시켰다. 동네 헬스장 출입기만도 못한 이 허접한 깡통 시스템 앞에서, 대중이 투표함의 바닥을 온전히 신뢰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오만한 지적 모독이다.
이 뚫린 바닥 위로 소름 돋는 '우연'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용지가 모자라 주권자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14곳의 투표소는 송파, 강남 등 대부분 우파 진영의 지지세가 강한 텃밭에 집중되어 있었다. 선관위는 투표율을 예측하지 못해 절반만 인쇄했다고 변명했지만, 하필이면 좌파 권력에 불리한 지역에서만 핀셋으로 집어낸 듯 용지가 동나는 현상을 단순한 '행정 착오'로 넘기기엔 국민의 인내심이 그리 깊지 않다.
이 난장판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서늘한 불기둥이었다. 투표가 종료되고 용지 부족에 대한 빗발치는 항의가 쏟아지던 저녁 7시경.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뒤뜰에서 돌연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길이 치솟았다. 발화 지점은 외부인의 침입이 철저히 통제된 헌법기관 부지 내부였다. 습도가 66%에 달해 자연 발화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축축한 저녁, 굳게 닫힌 선관위 뒷마당에서 하필 개표 직전에 피어오른 이 불길을 대중은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는 이것이 조직적으로 설계된 완벽한 부정선거라고 대놓고 단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 기괴한 우연의 겹침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면, 바다 건너 어느 독재 국가가 남긴 참혹한 궤적이 자연스레 오버랩되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바로 이재명과 좌파 진영이 낭만화하던 베네수엘라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치하의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2020년 총선 직전 선관위 메인 물류 창고에서 원인 모를 대형 화재가 발생해 4만 9천 대가 넘는 전자 투표 기기가 잿더미로 변했다. 행정의 마비를 핑계로 반대파의 표를 말려 죽이고, 시선이 쏠린 곳에는 불을 질러 증거를 은폐하는 것. 그것이 권력을 연장하려는 독재 정권의 가장 클래식한 매뉴얼이었다.
지문 인식마저 뚫려버린 먹통 시스템, 우파의 텃밭에서만 증발해버린 투표용지, 그리고 개표 직전 솟아오른 선관위 뒤뜰의 불길. 이 거대한 인지부조화의 퍼즐 조각들을 쥐여주고서 대중에게 "그저 우연과 행정 착오일 뿐이니 불순한 상상을 하지 말라"고 훈계하는 것은 무책임한 폭력이다.
이재명이 대낮의 투표소에서 "난 상관없으니까"라며 천연덕스럽게 룰을 짓밟았을 때 선관위는 비굴하게 엎드려 룰북을 찢어주었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는 굽신거리는 심판이, 평범한 주권자의 표는 무능과 우연을 핑계로 허공에 날려버린다.
나는 여전히 부정선거라는 파국적 결론만큼은 피하고 싶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 나라에 부정선거라는 불신의 망령이 들불처럼 번져나간다면 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선관위의 몫이다.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룰을 포기하고 스스로 우연과 무능의 굿판을 벌인 심판. 그들이 과천 뒤뜰에서 피워 올린 저 서늘한 매연이, 결국 이 나라 민주주의를 베네수엘라의 잿더미 속으로 밀어 넣는 가장 치명적인 도화선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