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로스드 자둘.
아... 진짜 모르겠다. ㅠㅠ
분명 양볼트도 찬큐쇼도 엉도 너무너무 잘한다. 세 배우 모두 감정도 너무 좋고 연기도 정말 섬세해서 보는 내내 감탄했는데, 이상하게 그 감정들이 내 마음까지는 닿지 않는다.
인물들의 감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찬큐쇼가 양볼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양볼트가 어떤 마음으로 아파하는지도 너무 잘 보인다. 그런데 머리로는 이해되는 그 감정들이 가슴으로는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는 사흘 만에 서로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사랑에 설득되지 못하는 사람인가 보다. 배우들이 아무리 절절하게 표현해도 그 사랑의 깊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 와중에 초야 이후 둘이 연극을 하기로 하며 마주 보고 손을 뻗는 장면은 정말 좋았다. 눈물을 흘리는 찬큐쇼를 바라보다 양볼트도 눈물을 흘리는데, 찬큐쇼가 그런 상황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슬픈 듯한 양볼트의 표정이 너무 좋았음. 두 배우가 주고받는 감정이 정말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양볼트가 눈물 콧물 다 쏟으며 서럽게 우는데, 그 모습을 보다가 나도 결국 눈물이 났다. 그런데 그 눈물이 티볼트의 비극에 대한 슬픔이 아니라, 내 눈앞에서 양지가 너무 서럽게 울고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는 게... ㅠㅠ
이렇게까지 잘하는 배우들을 보면서도 극에 온전히 빠져들지 못한다는 게 너무 속상하다.
오늘은 자둘매직을 기대했다. 정말 스타크를 사랑하고 싶었는데, 결국 그러지 못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너무 좋았고, 분명 아름다운 순간들도 있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니 이상하리만큼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배우들이 만들어 낸 감정은 너무 좋았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는 끝내 내 마음까지 닿지 못했던 공연.
그래서 더 아쉽고, 더 속상하다. ㅠㅠ
오늘 렛미플라이는 정말이지 완벽한 관극이었다.
워낙 좋은 작품이고 뮤지컬을 자주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극이지만, 오늘은 그 작품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날.
안재욱, 김지현, 나하나, 윤재호. 네 배우 중 누구 하나 빈틈없이 너무나 잘했고, 연기와 노래, 감정의 호흡까지 어느 하나 아쉬운 구석이 없었다. 네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가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었던.
특히 오늘 재호는 또 얼마나 잘하던지. 감정을 세밀하고 촘촘하게 쌓아가는 게 눈에 보였고, 울컥하는 순간에도 울음을 꾹 참아내며 넘버를 이어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정분이를 선택하고 돌아온 순간부터 턱에 호두가 생기던 우리 재호… ㅠㅠ 나하나 배우님이 아낌없이 건네는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모습도 너무 좋았고, 안재욱 배우님과는 연기 합은 물론 목소리의 어우러짐까지 정말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네 배우 모두가 서로의 연기를 살려주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완성해 냈다는 것.
좋아하는 배우가 점점 더 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행복한데, 그 배우가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빛나는 무대를 만들어가는 걸 보는 건 또 다른 행복이구나.
오늘은 정말 어느 한순간도 아깝지 않았던 공연. 좋은 작품을 좋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로 만나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꼈다.
그냥 너무 좋았다. 너무 잘했고, 너무 행복했다. 이런 날이 있어서 내가 공연을 보러 다니는 거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