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10회 삽입곡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제1 변주
이 곡은 플리에 넣을지 말지 고민했는데 중요한 장면 직전에 나온 곡이라 결국 넣음. 평소에 자주 듣던 곡이라 괴물 보다가 들었을 때 반가웠다ㅎㅎ
이 곡을 한주원의 음악 취향이나 요리하는 장면, 이동식이 한주원 집을 둘러보는 장면의 분위기를 알려주는 곡이구나!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신경 쓰여서 주절주절 적어봄.
이 곡이 작곡된 바로크 시대의 특징은 극적인 대비와 정교한 규칙의 조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한주원 특징과도 비슷하고 8회 이후 뒤바뀐 이동식-한주원의 관계 구도를 표현하기에도 적합함.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일반적인 변주곡과 달리 윗성부의 멜로디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아리아의 베이스라인과 화성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위에 새로운 곡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전개됨.
곡의 구성은 아리아와 30개의 변주 후 최초의 아리아 반복.
그중 제1변주는 차분하고 명상적인 아리아 직후에 등장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화려하고 활기찬 곡.
이런 점들 때문에 아리아-제1변주가 이동식-한주원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아리아와 제1변주의 관계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보겠음.
1. 32마디의 뼈대 공유
아리아의 베이스라인은 총 32마디로 이루어져 있고 제1 변주도 이 32마디의 베이스를 단 한 마디도 바꾸지 않고 똑같이 따라감.
2. 구조적 반복의 일치
아리아처럼 제1변주도 16마디씩 두 부분(A-B)으로 정확히 나뉘며 각 부분은 도돌이표에 의해 반복됨.
3. 화성 진행의 일치
베이스 음이 동일하므로 화성 진행이 완벽하게 일치함.
(전반부 16마디는 G Major 중심에서 D Major로 조바꿈하며 끝나고, 후반부 16마디는 E minor를 거쳐 다시 G Major로 돌아오는 아리아의 화성 진행을 제1변주도 그대로 재현)
4. 장식적 변주, 성격적 변주
아리아의 베이스라인은 정적인 긴 음표 중심이지만 제1변주에서는 이 베이스 음들을 활기찬 춤곡 리듬으로 잘게 쪼개어 연주함.
5. 도약의 발판
제1변주의 특징인 왼손과 오른손의 거친 도약 진행은 아리아 베이스가 제공하는 핵심 화성음들을 디딤돌 삼아 이루어짐.
이렇듯 아리아를 토대로 변화한 제1변주는 아리아와 같은 점이 있지만 완전히 다른 리듬과 분위기를 갖고 있음.
그리고 이동식에게 영향받고 변화한 한주원은 이동식의 행동과 말을 똑같이 재현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이나 분위기가 다름.
위와 같은 이유나 한주원의 변화한 모습, 그것도 이동식의 방식을 재현하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 사이에 들어가는 곡이라서 수많은 클래식 곡 중 제1변주곡을 택한 것 같다고 생각함.
그리고 10회까지의 이동식-한주원은 서로 닮은 부분이 있고 닮아가지만 대척점에 있다는 점이, 베이스라인을 공유하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아리아-제1변주의 관계와 비슷하게 느껴짐.
이 장면에는 아리아가 삽입되지 않았지만 제1변주는 아리아와 뗄 수 없는 관계라 저절로 연관 지어서 생각하게 됨...
어디까지가 제작진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라 정말 좋다🥹
(이 긴 글을 다 읽은 분이 계신다면 언젠가 꼭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을 순서대로 들어보시길... 손ㅁ수, 임ㅇ찬 연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