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기반으로 해서 싹튼 의심이 존재할 수 있나 싶었다. 한때는 말이다. 그 흔한 가명 하나 쓰지 않고서 당당히 재난관리국에 스파이로 진입하다니. 솔직히 말하자면 우습기 짝이 없었다. 들키겠다고 선언을 하는 건지, 아니면 본명을 쓰고도 지가 맡은 일 정돈 해낼 수 있단 치기 어린 자신감인지.
보고 있자니 대견하고, 한편으론 정체를 아니 착잡하고. 어떻게 하는 게 옳은 일인지 베테랑인 나도 쉬이 판단을 내릴 수가 없더라. 혹시 무슨 사정이 있진 않을까, 협박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이제 어떡하지? 난 한 번 잡은 걸 쉽게 놓아 주는 타입이 아니라. 널 놓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