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n_encore (두 팔로 제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했다. 죄악감 왜 이제 죽지 않는 거야. 차라리 탄생했을 때 숨을 제대로 거뒀어야지. 프랑켄슈타인 가의 남매가 영원히 나를 쫓는수나. 잘게 움찔거리며 용서해달라고 덜덜 떠는 꼴이다.) 잘못했어, 엘렌. 잘못했다고⋯⋯ 얼마나 더 큰 사죄가 필요한 지도 모르겠어.
@6bysx (북극에는 사람이 없으니 편지를 보낼 수 없을 거야. 내가 없으면 백작이 심심할테니 편지를 아주 많이 써둬야지. 투박한 손을 끌어 걸음을 재촉하면 이유도 모르면서 그 뒤를 쫓았다.) 알겠어, 백작. 꼭 그럴 거야. 새로 알게된 것들도 편지에 쓸���. 또 편지에는 뭘 적어야 해?
@6bysx 백작은 식사 예절에 몰입해서는 나는 아직 글도 쓸 줄 모르는데⋯⋯ 칼로 자꾸 고기만 썰라고 했잖아. ⋯⋯비가 멈췄네. (아직도 불만이 남았는지 투덜거리다 빗소리가 사라지면 우산을 몇 번 헛손질하다가 접어냈다. 빨리 배워야지. 떠나기 전에 많은 편지를 쓰고 떠나야지.)
@Ellen_encore (어리숙한 모양으로 접합된 목덜미를 거친 손끝으로 긁어냈다. 둥글게 웅크리고 모르는 척하던 괴물��� 이제는 뒤로 물러나며 시선을 외면하고자 하였다. 아니야, 죽이려고, 그런 게⋯⋯. 결국은 네 앞에 엎드려서는 어눌하게 내뱉는 언어.) 미안, 미안해 엘렌. 제, 제발 그냥, 지옥에 가게 해줘⋯⋯.
이마가 뜨거웠다. 열, 화마⋯ 악몽. 눈알이 굴러가는 것이 머릿가죽 안을 긁어대는 것 같아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접합부마다 심장이 뛰었고, 몸통에는 주인의 머리가 살아 숨쉬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이 몸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건 잘 아는데. 두 귀를 틀어막았다.
@Ellen_encore 목적을 잃은 괴물이 어떻게 존재하겠어. 증오로 가득찬 존재가 세상에 발 붙이고 있음이 옳지 않지. 아니, 아니야⋯⋯ 내가 그런 게 아니야. 당신을 죽게 하려고 그런게⋯⋯. 내가 갈 곳은 어디야, 그럼? 지옥도 이승에도 내가 머물 곳은 없어 영원히 이곳에서 고통스러워하면, 그럼 끝날까.
@6bysx (한참을 그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어디든 와주겠다고. 그치만 내가 죽은 뒤에 거두어달라 편지를 하여도, 그래도 올까. 꼬리를 무는 암울한 고민이 위로를 담은 손길에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백작, 나한테도 글을 쓰는 법을 알려줘. 나도 아주 먼 곳에서도 백작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
앙리 뒤프레는 죽었고, 전쟁은 끝났어. 나는 사람을 죽였고 어떤 소녀의 꿈을 짓밟았으며 수많은 생의 가죽들을 모욕했는데. ⋯⋯그래도 내가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내게 남은 결말은 차가운 북극에서 모든 걸 마친 ��� 식어가는 게 전부인데⋯⋯. 내게 과거란 없어, 미래또한 존재하지 않지.
@6bysx (나의 그늘, 첫 둥지⋯⋯ 곧 떠날 나를 상상조차 하지 않았는지 언제든 그늘이 되어주겠다는 말에 아무 답도 내뱉지 못했다. 내가 바라는 끝은 그저 햇빛에 한 줌 재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 전부인데. 북극에서도 편지를 보낼 수 있을까. 아님 백작이 나의 최후를 보러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