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여기에 모든 감정을 해결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화도, 불안도, 슬픔도, 후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버튼을 찾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버튼은 항상 내가 누를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분노"라는 것은 항상 나쁜 감정일까요?
가족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누군가 학교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느낀 분노는 나쁜 감정일까요?
아닙니다. 분노는 우리를 더 공정한 세상으로,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고,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게 만드는 감정입니다.
꼭 사회나 공동체를 위해서만 필요한 감정도 아닙니다. 내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나의 권리가 무시당했을 때의 분노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입니다. 오히려 이때 분노를 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문제는 분노 자체가 아닙니다. 필요치 않은 상황에서 나를 지배해 버리기 시작할 때이죠.
꼭 필요한 분노가 적재적소에 쓰이지 않는 일은 큰 후회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분노를 잘 다룰 필요가 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건강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은 왜 작은 일에도 쉽게 폭발하게 될까요??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1. 충동성이 높은 사람
2. 스트레스가 쌓인 사람
3. 자존감이 흔들리는 사람
4. 건강한 감정 표현을 배우지 못한 사람
물론 모든 사람이 이 네 가지 중 하나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 네 가지가 서로 얽혀 분노를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하나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화가 나서 화를 내는 걸까요?
심리학에서는 분노를 2차 감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분노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 혹은 내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느끼는 분노처럼 건강한 1차 감정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많은 분노는 다른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남자친구가 긴 시간 연락이 없었을 때, 여러분은 왜 화를 내셨나요?
연락이 없어서 화를 낸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여러 감정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내가 중요하지 않은가?'
'내가 걱정할 것도 모르고 이 사람은 잘 지내고 있는 건가?'
'나만 이 사람을 좋아하나?'
'내가 질려서 다른 사람이랑 연락을 하고 있나?'
분노는 이런 감정들을 대신해서 가장 크게,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감정입니다. 때로는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는 화가 날 때마다 버튼을 누를 필요가 있습니다.
"미안해, 내가 그때 화가 너무 나서 말을 심하게 해 버렸어." 화를 낸 뒤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감정은 생각보다 빠르거든요. 우리의 뇌는 위험하다고 느낀느 순간 아주 빠르게 반응합니다. 이건 나의 문제가 아니라 인체가 오랫동안 학습해 온 생존의 메커니즘입니다.
상대가 나를 무시했다고 느꼈을 때,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느꼈을 때, 내 자존심이 건드려졌다고 느끼는 순간
몸은 이미 싸울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성은 아직 따라오지 않은 채로요.
우리는 실제 상황보다 내가 해석한 상황에 반응합니다. 문제는 그 해석을 사실이라고 믿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또 그 상황이 사실이라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합니다. 그리고 후회가 찾아옵니다.
화를 내고 후회한다는 건 너무 괴로운 일입니다. 나는 왜 항상 이렇게 섣부르게 화를 내서 타인에게 상처를 줬을까, 나는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후회는 반드시 나쁜 신호만은 아니에요. 후회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행동이 달랐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이고 싶었고, 상대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고, 나 역시도 그렇게 화를 내고 싶은 사람은 아니었다는 의미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책으로 이어지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자책은 나 자신을 공격하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자책은 다시 스트레스를 만들고, 스트레스는 또 다른 분노를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 후회하고 자책하고 분노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악순환을 끊는 일이에요.
화를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인내를 키우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릇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참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오히려 더 크게 터질 수 있거든요.
오히려 필요한 것은 분노보다 먼저 내 감정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나는 왜 화가 났을까?'
'억울한가? 무시당했나? 인정받고 싶었나? 옛날에 이런 경험으로 상처받은 기억이 있나?'
이 질문들은 분노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나를 지배하는 걸 멈추게 도와줄 겁니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더 솔직해지고, 대화를 시도하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되죠.
여기 모든 감정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그 버튼의 이름은 '인정'입니다.
상대를 인정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내 감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화난 게 아니라 상처받았구나, 나는 지금 불안했구나.'
우리는 대부분 감정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만 인식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입니다.
인정받지 못한 감정은 계속 우리의 곁을 머물며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옵니다.
슬픔은 무기력이 되고, 불안은 걱정이 되고, 상처는 분노가 되죠.
반대로 내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 감정은 더 이상 소리 지를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때부터 감정은 나를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 버튼은, 언제나 여러분이 누를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https://t.co/vUvuzSVA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