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무기력한 낯짝 들이밀면 적당한 선에서 해결해 줄 줄 알았는지 눈꼬리 늘여트려 놓고 우는소리 내는 게 참으로 하나의 희극이 따로 없다. 관객이라곤 인간도 아닌 나 하나밖에 없는데 뭐 저리 열연을 하는지. 너 속으론 웃고 있었잖아. 근데 왜 눈물을 흘리지? 어렵게 굴지 좀 마.
위계를 마주할 때마다 그것을 초월하고 싶다는 충동보다, 어떻게 저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을까를 먼저 사유하는 사고방식에 나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상승의 욕망이 아니라 전복의 미학을 먼저 떠올리는 태도라니, 얼마나 기형적이고도 우아한 감각인가. 여전히 삼킬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