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은 굳이 서두르지 않고, 묵직하게 해인의 가장 깊은 안쪽 벽까지 짓찧으며 느릿하고도 집요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디를 어떻게 눌러야 이 고운 종놈이 비명을 지르며 매달리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질척한 마찰음과 살과 살이 사정없이 맞부딪치는 파열음이 서늘한 사랑채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진현이 해인의 얇은 허리를 으스러뜨릴 듯 움켜쥐고 깊숙이 골반을 밀어붙일 때마다, 해인은 눈물과 침을 흘리며 침상을 긁어댔다.
“흣, 하아...! 도련님, 너무, 깊어... 깊옵니다...! 흑, 으응!”
“천한 종놈의 몸이 웬만한 여인보다 더 찰지구나. 이��� 조여대니 네 아비가 비싸게 팔아넘겼을 법해.”
진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층 더 포악하게 스퍼트를 올���다. 신분 차이에서 오는 오만함과, 이 고운 존재를 제 아래에 깔고 완벽하게 지배했다는 독점욕이 절정에 달했다. 진현의 짙은 속눈썹 끝에 맺힌 땀방울이 해인의 수려하게 젖은 등판 위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사정의 순간이 다가오자 진현은 해인의 목덜미를 강하게 내리누르며 하반신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해인의 안쪽 가장 깊은 벽이 울컥거리며 진현의 뜨거운 파열을 받아내었고, 고통과 생소한 쾌락의 한계에 다다른 해인은 소스라치게 떨며 진현의 품 안에서 속절없이 허물어져 내렸다.
파국 같은 사정이 끝난 후, 사랑채 방 안에는 거친 두 사내의 숨소리만이 가득했다.
진현은 해인의 땀 젖은 등 위로 털썩 엎어져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무관 출신인 그에게도 이번 관계는 온 힘을 쥐어짜 갈증을 채워야 했을 ���큼 격정적이었다. 진현이 해인의 안에서 제 성기를 천천히 빼내자, 진득한 액체가 하얀 침상 위로 번들거리며 흘러내렸다.
진현은 침상 헤드에 한쪽 어깨를 기대고 앉아 마른세수를 했다. 어깨와 허리 근육이 뻐근하게 결려왔다. 확실히 기방에서 기생들을 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했다.
여전히 다리를 벌린 채 탈진해 웅크리고 있는 해인을 내려다보던 진현이, 피식 나른한 헛웃음을 흘리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해인아, 내가 다 힘이 드는구나. 조금만 쉬었다가... 한 번 더 안겨주겠느냐?”
노련한 척 여유를 부려보려 했지만,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과 살짝 떨리는 목소리에는 도련님의 나른한 피로감이 고스란히 섞여 있었다. 해인은 무서우면서도 자신을 이토�� 갈구하는 진현의 모습에 묘한 안도감을 느끼며, 눈물 고인 얼굴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낮 동안 해인은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인 채 도련님의 수발을 드는 하인이었지만, 문이 닫힌 밤의 사랑채 안에서는 오직 진현만을 위한 은밀한 존재가 되었다. 진현은 다른 하인들이 해인의 고운 외모를 흘금거리거나 거친 일을 시키는 것을 보면 눈을 매섭게 뜨며 그들을 처벌했다. 해인의 상처 가득한 몸에 손수 값비싼 고약을 발라주는 진현의 손길은, 밤의 포악함과 달리 지독할 정도로 다정하고 섬세했다.
“도련님... 어찌 제게 이리하십니까. 저는 천한 종놈일 뿐입니다.”
어느 날 밤, 진현의 품에 안겨 가쁜 숨을 몰아쉬던 해인이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진현은 해인의 젖은 눈가를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그의 붉어진 입술에 깊게 입을 맞추었다.
“천하든 귀하든 상관없���. 너는 내 사랑채에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는 나의 사람이니.”
진현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하인을 대하는 오만함이 아닌, 한 사내를 향한 맹목적인 독점욕과 연정(戀情)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해인 역시 자신을 잔인하게 짓밟으면서도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는 이 완벽한 도련님의 다정한 집착에 서서히 길들여져 가고 있었다.
신분의 굴레를 넘어, 두 남자의 영혼은 깊은 밤의 사랑채 안에서 그렇게 가차 없이 서로에게 잠식되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