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목지'의 공포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과거의 원한이나 복수라는 전개 대신, 마치 재난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악의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귀신의 사연을 설명하지 않은 것도 의도였습니다. 이유 없이 존재하는 악의가 더 무섭다고 생각하거든요. '왜 저러는 거지?'가 아니라 '그냥 잘못 걸렸네' 그 감정이 더 큰 공포라고 느꼈어요."
화면을 가득 채우는 저수지의 풍광 속에 기괴하게 솟은 돌탑은 그 자체로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소망과 저주가 맞닿아 있는 돌탑 설정을 통해 극의 구조를 탄탄히 다졌다. 그가 설계한 공포의 형상과 장치들은 철저히 인물의 심리와 연결되어 있었다.
"이 영화는 돌탑이라는 설���이 중요한데, 저는 그걸 '���원을 들어주는 장치'로 생각했어요. 죽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이 결국 귀신을 불러내는 구조, 그 연결이 핵심이었죠."
"낮 장면에서도 공포가 유지됐으면 했어요. 관객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못 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귀신이 계속 핑계를 만들어서 인물들을 물가 쪽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로 연출했어요. 예를 들면 아무 일 아닌 것처럼 보이다가도, 물소리나 이상한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점점 물가로 가까워지게 되는 식이에요. 관객이 무의식적으로 끌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싶었습니다."
극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사운드가 주는 압박감은 공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이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 속 인물들과 똑같은 청각적 공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아주 작은 소품의 ���리까지 세밀하게 조율했다.
"사운드는 '언제 고요해질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극장에서 모두 숨죽이고 한 장면을 보는 그 순간이 공포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서요. 물소리나 돌 부딪히는 소리도 현실적이기보다는, 낯설고 날카롭게 들리게 만드는 데 집중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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