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말씀'
누구나 자신이 성향자라는 확신을 가지고 성향의 초입에 들어오지만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 상상했던 것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온단다.
‘나는 바닐라인데 성향적 자극을 좋아했던 것뿐일까?’ 하는 자각이 드는 때가 있지. 나는 그때야말로 진짜 자신의 성향을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
아가가 내게 스스로를 바닐라라고 했을 때 나는 아가에게도 그런 시간이 온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그때는 아가를 바닐라로 대하고 아가가 바닐라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지.
물론 내가 그런 판단을 했던 나름의 근거도 있었단다.
지배와 복종 사이에서 피지배자의 불평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때로는 감정적으로 반항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바닐라일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런 시간을 지나 조금씩 성향자에 가까워지는 아가를 보면서 나는 안도하는 마음과 함께 또 다른 우려도 가지고 있단다.
혹시 아가가 나에게 느끼는 애착이나 관계의 영향 때문에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마치 스톡홀름 신드롬처럼 성향화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지. 지금도 그 두 가지 감정이 함께 있단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하는 것까지도 내가 아가를 이끌어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내려놓고 복종한다는 것은 타고난 성향이 있다고 해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란다.
자신의 성향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이 모든 상황에서 똑같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고 실제 관계 안에서 여러 상황을 경험하면서 내가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고 무엇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알아가게 되지. 그런 시행착오와 작은 오류들 속에서 아가는 자신의 성향의 스펙트럼을 알아가고 결국 자기 자신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거야.
니가 알을 깨고 나올 만큼의 그릇이 되지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애초에 디엣을 시작하지도 않았겠지.
그러니 다 잘될 거다.
너무 조급해하지도 말고 혼자서만 고민하지도 마라. 곁에 내가 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단점을 없애려다가 장��까지 함께 없애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
어떤 결점을 고치기 전에 그것이 정말 없애야 할 결점인지 혹은 다른 장점과 함께 있을 때 오히려 그 사람만의 매력이 되는 부분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단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특히 자신을 바라볼 때는 다각적이고 균형 잡힌 시선이 중요하다.
아가가 말했듯 아가는 문제가 있는 사람만이 아니란다.스스로를 돌아본다는 이유로 단점과 결점만 확대해서 바라보지는 마라.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단점을 하나씩 지워버리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때로는 내가 가진 단점을 없애는 것보다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점을 더 단단하게 키우는 것이 훨씬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길일 수도 있으니까.
주인님을 대하는 태도와 생활 속 예절
전화
• 허락 없이 먼저 전화하지 않는다.
• 통화 중 먼저 끊지 않는다.
식사
• 먼저 수저를 들지 않는다.
• 식사 후 감사 인사를 드린다.
대화
• 말씀 중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 통보하듯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
• 훈육, 고칠점은 메모한다.
예절
• 앞에서 다리를 꼬지 않는다.
•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 앞에서 핸드폰으로 딴짓하지 않는다.
옷차림
• 뵐 때 격식에 맞게 입는다.
• 깨끗하고 다려진 옷으로 단정히 꾸민다.
너라는 빈 페이지에 대충 어울리는 단어들을 골라 휘갈겨 쓰고, 밑줄을 그어 나를 선명하게 강조할 거야.
빗금 하나에 네가 아파해도 펼쳐놓은 페이지에서 도망치지는 못해.
내 손길을 따라 멋대로 번져버리는 것쯤은 이해해줄게.
대신 괄호 안에 너를 평생 가두고, 동그라미를 그려 내 문장 안에서만 살아 있게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