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자신이 본 것을 진실이라 믿으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계시는군요. 그저 감정 담긴 과거사로 모든 것이 당신의 손을 들어주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당신이 아는 아버지의 모습과 내가 아는 니콜로 파가니니의 모습. 다른 두 모습 중에서 사람들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리라 생각하나요.
난 그 눈을 잊지 못합니다. 처음 보았던 광기에 휩싸인 눈동자부터 형형하게 빛나던 눈이 꺼져가는 순간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고집스러운 면모까지. 악마의 모습과 당신이 얼마나 겹쳐 보이는지 아십니까. 악마의 가죽을 이 신성한 땅에 묻으려는 그의 추종자와 다를 것 없이 보입니다.
성경 위 눌어붙은 혈흔이 선명하다. 다 낡고 구겨지고 세월감이 느껴지는 책. 그것을 바닥에 두고 갈 수 없었다. 폭력적인 자국이 남겨졌는데도. 악마가 남긴 물건이 성경이라니! 신을 부정하던 그가 성경을. 그것을 펼쳐 천천히 읽어보았다. 계속 읽었다. 계속, 계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