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철에서 얼굴 아라카와 상위버전처럼 생긴 아재 봄 근데 전래 큰 링 끼운 실버계열 목걸이(..) 하고 있었는데 앞가슴 직전까지 단추 끌러서 풀어헤친 남색계열 셔츠입고 연하늘색 찢청 스키니에 빨간 운동화 신어서 아 현지인 패션감성 ㅈㄴ적응안되고 근데 얼굴이 씹탑 아라버지같이 생기긴하심
어제 아빠가 숨겨둔 비상금
엄마한테 또 걸렸음.
하... 이번엔 진짜 사단이 나겠구나
싶어서 방구석에서 엄청 쫄아 있었지.
근데 웬걸? 집안이 엎어지기는커녕,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너무 조용하고
평화롭게 넘어가는 거임.
원래 같았으면 당장 등짝 스매싱
날아가고 아빠는 베란다로
쫓겨났어야 정상인데 말이야.
도대체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긴 건지
너무 궁금해서, 오늘 아빠한테 슬쩍
생존 비결을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아빠가 갑자기 눈가가
촉촉하시더니, 허공을 응시하며
세상 아련한 목소리로 털어놓더라.
"비상금 숨길 때는 말이다...
그냥 숨기면 절대 안 돼.
무조건 돈뭉치 사이에 포스트잇을
끼워 넣거나,
예쁜 편지 봉투에 담아놔야 한단다.
그러고는 봉투 겉면에다 무조건 이렇게
적어두는 거지.
'사랑하는 우리 여보 생일선물 살 돈',
'마누라 명절 보너스',
'결혼기념일 서프라이즈 비용' 등등...
그래야 만에 하나 걸렸을 때,
돈은 뺏겨도 목숨은 부지할 수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