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은 그에게 사랑한다고, 당신을 두고는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라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잠시 뒤, 품 안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 꼭 지켜야 해.”
말이 끝난 뒤, 가슴께에 닿은 그의 숨이 천천히 고르게 가라앉았다. 그가 잠들 때까지 나는 등을 쓸어 내리던 손을 멈추지 않았다.
코믹스 읽고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할리퀸 안아주러 가봅시다 편
“음? 자기야, 이 시간에 웬일이야?”
방금 씻고 나왔는지 목에 수건을 걸친 채 자리에서 일어난 할리퀸 씨가 내게 다가왔다. 반갑게 휘어 있던 초록색 눈이 이내 내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무슨 일이야? 표정이 좋지 않은데.”
“나 정말 아무 일 없었어.”
낮게 중얼거린 그가 내 허리께의 옷자락을 손끝으로 느릿하게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자기가 이러니까 괜히 어리광 부리고 싶어지잖아.”
나는 이불을 끌어올려 그의 어깨까지 덮어 주었다.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자 할리퀸 씨의 숨소리가 조금씩 깊고 느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