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 대한 편견은 남자만 가진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야 나도 가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회사에서 라벨 하나 삐뚤게 붙여도
남자직원이 그러면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여직원이 그러면 순간
“칠칠맞네.”
“보기와 다르게 야무지지 못하네.”
라고 생각해버린 적이 있다.
어느 날은 점심에 중국집에 갔는데,
여직원이 자장면 곱빼기를 시키는 순간
사람들 시선이 묘하게 몰리는 걸 봤다.
나는 “뭐 어때요?” 하고
그 직원을 대변하듯 말했지만,
사실 나 또한 속으로는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라벨 하나, 밥 한 그릇, 말투 하나, 표정 하나. 이런 사소한 것까지 여자들은 계속 평가받는 일상에 놓여 있었던 거다.
단정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고, 적당히 먹어야 하고, 실수해도 “여자가 왜 저래”가 되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것.
이게 억압이라는 걸 깨닫고 나니까 너무 놀라웠다.
여성 우울이 꼭 큰 사건 하나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이런 사소한 감시 속에서 나를 계속 검열하다가 오는 걸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감시 속에 나 또한 일조하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