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딘 자린의 곁을 지키던 그로구가 단 한 번도 딘 자린의 헬멧을 벗기지 않은 점이 눈물나게 대견스럽다.
내가 그로구였으면 너무 외롭고 무서운 마음에 아빠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었을 것 같음. 그래야 좀 견딜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근데 아이는 이 헬멧이 딘 자린의 영혼이자 삶의 전부라는 걸 알고 있었음. 그래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것 보다 딘 자린이 만달로리안으로서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거임.
심지어 그로구는 딘 자린의 얼굴을 모르는 것도 아님. 자신을 품에 안고 "두려워하지마" 라며 안심시키던 따뜻한 눈빛과 얼굴을 알기 때문에 더 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도 꾹 참고 견딘 아이...
그로구는 어린 아이인데도 딘 자린이 자신에게 해줬던 방식을 그대로 돌려줬다고 생각함. 딘 자린이 아이의 보호자이지만 소유하려하지 않고 늘 배려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은 것 처럼 아이 또한 딘 자린을 배려하고 존중했음.
그깟 계율이 뭐길래... 싶다가도 차가운 헬멧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나눈 교감이 은하계의 그 어떤 사이 보다 깊고 투명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결국 아휴 그래... 하고 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