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정원장이 북한 흉악범 2명을 강제북송했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북한에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체��를 피해 우리나라로 넘어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들은 자유를 찾아온 것이 아니라 처벌을 피해 도주한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정보자산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 영토에 들어왔으니 일단 받��들이고 우리 법으로 처벌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신도 없고, 범행 현장에 접근할 수도 없고, 물증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살인죄를 입증하겠습니까? 증거주의에 입각한 우리 사법체계에서 유죄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국민의 안전을 걱정해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그렇게도 중대한 범죄입니까?
그동안 우리 정부는 표류해 온 북한 주민들을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북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을 북한에 넘겼다는 이유로 그 결정까지 처벌해야 합니까? 물론 자발적 귀환과 강제북송은 다릅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의 법적 지위와 남북관계의 현실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는 여전히 남는 문제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뉴욕 유엔본부에는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펄럭입니다. 1991년 노태우 ��부가 추진한 남북한 유엔 동시가���의 결과입니다. 그 때 유엔동시가입을 결정한 이들을 사법처리 해야합니까?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을 국가로 상대하면서 국내에서는 헌법의 영토조항만으로 모든 문제를 재단한다면, 이 모순을 어떻게 풀겠습니까?
이런 경직된 시각으로 무슨 대화를 하고, 무슨 평화를 만들고, 무슨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습니까?
나는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훨씬 우월하고 정의롭고 정당한 국가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유연해야 하고, 더 현실적이어야 하며, 더 혁신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고리타분한 법적 해석과 교조적 사고에 갇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한반도 평화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던 피스메이커들을 처벌해야 합니까?
차라리 사법부가 외교안보정책과 대북정책을 직접 하십시오. 결정의 책임까지 질 수 있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