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때 내가 그러면 너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냐고 물었던 거 기억나? 너는 나한테 다음에는 다정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했지. 있잖아. 나는 사랑을 무기 삼지 않는 사람을 만날 거야. 그리고 내가 너에게 과분하게 다정한 사람이었단 걸 아주 오랜 시간 너만 모르길 바라.
성급하게 왔던 사람은 성급하게 떠난다. 우연도 운명도 믿지 않아. 이유 없는 호의는 없고 기대는 나를 좀 먹는 존재. 낭만 하나 없는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서야, 사랑에 많은 것들을 덜게 된 후에야, 나를 오래오래 괴롭게 했던 너의 말들이 사랑하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말들이었단 걸 깨달았다.
넌 아직도 네 눈에 가득 담긴 애정을 철 지난 애틋함이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 차라리 다행이려나 싶기도 해. 표정을 읽는 건 네가 아니라 늘 나였으니. 여전히 상처받는 건 나일 수밖에. 그래도 한 번쯤은 네가 솔직하길 바랐다. 사랑한단 한마디에 모든 걸 버리고 네게 안길 자신이 있었거든.
표정이 읽기 쉬운 사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사람. 뭐가 됐든 누구나에게서 다정을 찾는 건 자신이 있었기에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괜찮을 줄 알았고.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거라 스스로를 다독이다 지쳐도 보고, 그것뿐이었구나 울어도 보고, 마음을 다 주었다가 도망쳐도 보고.
내가 너에게 주고 싶었던 마음. 끝나서 다행이라고 애써 포장하기 전에 솔직했다면 좋았을 텐데. 매듭을 풀지 않는다면 영영 그 자리에 남을 것 같은 우리. 혹시 이기적인 마음으로 내가 잘 있던 너를 뒤흔들고 있나. 네가 나를 좀 더 사랑했다는 이유로. 실은 그게 아닌 걸 잘 알면서.
전 애인과 만나기로 했다. 새벽 감성이라던가, 충동적인 연락은 아니었다. 네가 뿌리던 향수 냄새에 아직도 고개 돌려 반응하는 내가 이상했고 누군가를 만나면 너를 먼저 떠올리는 나를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 내게 생긴 결핍, 그 해답이 너라서 나는 네가 보고 싶었다.
별생각 없던 옛 친구의 연애 소식에 종일 싱숭생숭한 걸 보니 알게 모르게 나 너를 좋아했나 싶다. 그 애가 널 처음 만난 시절의 날 좀 닮은 것 같아서 더. 우리가 했던 게 어쩌면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었나. 그래서 그렇게 많은 점들이 서운했나. 철 없이 무심코 널 슬프게 하진 않았을까.
나 요즘 마음이 불안해. 스스로가 꼴 보기 싫어 죽겠는데도 꾸역꾸역 살아가. 내가 아니면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아서. 말은 거칠고 표정은 멍한 바보 같은 어른이지만 그 안엔 아직 사랑받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가 있어.
금사빠 철칙. 상대가 친절하다는 이유로 취향이 잘 맞는다는 이유로 단숨에 사랑에 빠지지 말 것. 동경과 사랑을 잘 구분할 것.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지 말 것. 혼자 안달 나지 말 것. 온종일 그 사람 생각에 인생 낭비하지 말 것. 내 마음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 것 (중요)
금사빠 철칙. 상대가 친절하다는 이유로 취향이 잘 맞는다는 이유로 단숨에 사랑에 빠지지 말 것. 동경과 사랑을 잘 구분할 것.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지 말 것. 혼자 안달 나지 말 것. 온종일 그 사람 생각에 인생 낭비하지 말 것. 내 마음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 것 (중요)
미움도 애정이 있어야 한다잖아. 그렇다면 나는 이제 네가 밉지 않아. 그럼에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괜스레 생각이 나서. 우리 이별이 작년 이 즈음이었던가.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맞으며 걸었던, 마음도 빗물처럼 흘러가길 바랐던 그때 말야. 비만 오면 난 다시 네가 밉던 그 시간에 머무르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