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 → 걸림 → 사과문 → 무사히 끝. 이 네 칸짜리 알고리즘이 일베 놀이의 전부다. 이미 다들 아는 공식이다.
혐오 드립을 숨겨 던진다. 걸리면 사과문을 올린다. 비난이 가라앉으면 아무 피해 없이 빠져나간다. 사과는 반성이 아니라 ‘무마’ 절차다. 그 무마가 먹히는 순간, 놀이는 이긴다.
스타벅스가 5·18을 ‘탱크데이’로 조롱하고 정용진이 두 번 고개 숙인 것도, 리치이기가 노무현 서거일·서거 시각에 맞춰 모욕 공연을 기획했다 노무현재단에 사과문 들고 간 것도, 오늘 배재고가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를 떼창하고 저녁에 사과문을 올린 것도. 전부 같은 알고리즘의 마지막 칸이다.
이 굴레엔 약점이 딱 하나 있다. 사과로 끝나지 않는 것. 생계와 활동에 실제로 꽂히는 처벌과 징계. 그것 하나만이 이 놀이를 처음으로 ‘실패’시킨다.
그래서 배재고 사과문 받고 끝낼 일이 아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규정대로 실질 징계를 내려야 하고, 서울시교육청은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하며, 덕아웃에서 그 떼창을 말리지 않은 감독과 코치의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
우리가 분노를 사과문 한 장으로 식혀주는 순간, 놀이는 또 이긴다. 끊는 방법은 단 하나. 사과 말고 징계다.
배재고는 당장 공식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관련자들을 엄중히 조치하십시오.
오늘 배재고 학생들이 광주일고와의 야구 경기에서 상대를 향해 "스타벅스 가자”라는 망언을 외쳤습니다. 5·18을 조롱하는 극우 구호를 하필 광주 학생들과 시민들 앞에서 꺼낸 겁니다.
"스타벅스 가자"는 이 맥락에서 단순한 응원이 아닙니다. 지난달 스타벅스는 5·18 기념일 ‘탱크데이’ 이벤트로 광주를 조롱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이 유감을 표하고 정부가 불매 방침까지 밝힌 사안입니다. 제 해석이 아니라 이미 규정이 끝난 혐오의 언어입니다.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하필 5·18과 깊은 연을 가진 광주일고 앞이었습니다. 우연이라기엔 과녁이 너무 정확합니다.
분명히 합니다. 배재고의 침묵은 동조입니다. 교육 당국도 이 코드가 어디까지 퍼졌는지 직시하고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5·18은 농담이나 놀이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삶이고 죽음입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그 비극이 조롱거리가 되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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