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신참. 정신이 드냐?"
그때, 바닥을 향해 있던 남자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붉은 노을빛 아래로 날카롭고 흐트러짐 없는 미형의 얼굴이 드러났다.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은 새까만 눈동자가 공중을 헤매다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혚의 손과 얼굴에 딱 멈춰 섰다.
혚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철창 안으로 몸을 숙였다. 박스 바닥에 있는 남자는 기이할 정도로 깔끔한 차림새였다. 먼지 하나 제대로 묻지 않은 단정한 옷차림에 구김조차 거의 없는 모습은 이곳 글레이드와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았다.
혚이 무심하게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