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만나면 이마를 짚어주고, 엄마를 만나면 등을 쓰다듬어준다. 그러면 놀랍게도 그들 눈에 금방 눈물이 고인다. 그 고통을 어떻게 헤아리겠냐만은.. 세상 둔하고 무뚝뚝한 사람이지만 피부가 맞닿아 가능한 찰나의 위안이 있다면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나는 일단은 울지는 않고.
하루종일 종종거리며 돌아다녔지만 뭐 하나 흡족하게 마무리 지은 것이 없어 힘들다는 말도 안 나오는 하루. 예를 들면. 급하게 운전하여 이동하는 중에 아무것도 모른 채로 상암 경기장 인근에 들어서는 바람에… 유니폼 입은 축구러버들과 뒤엉켜 도로에 한 시간은 갇혀 있었다던가.
아빠의 2차 수술도 잘 회복되는 중인 거 같고, 퇴원을 앞두고 겁나 큰 고난이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의 작은 행복을 만끽하자.. 이번 주엔 힘내서 (드디어) 화분 정리 할 수 있을 거 같다. 다음주엔 교정기 뗀다..! 세월 참. 밀린 숙제 차근차근 해야지. 힘내라 나야
뭐가 맞는지,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애정에 기반하든 돈을 받고 하는 직업이든, 한 사람의 돌봄을 다른 한 사람이 전담하는 것은 비극이라는 정도. 지금 내게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도 그것이고, 사회도 그걸 가장 먼저 해결해주면 좋겠다.
아빠 수술은 일단은 잘 마쳤다. 의사선생님이 하나는 암이고요, 하셔서 작은 거 말씀이시죠? 했더니 조금 웃으면서, 아니 작지가 않아요 자꾸 작은 거라고 하시는데 지금 여기 이것들이 다 엄~청 커요 이게 제가 웃으면서 할 말이 아닌데 웃어서 죄송하지만 작은 게 없어요, 그러셔서 나도 웃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