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한국에서 낯설고 못먹는 음식얘기를 보고
나는 반대로 일본의 낯선 음식에 관한 내 경험이 떠올랐다.
내게 가장 낯설었던 일본 음식은 다름 아닌 '우메보시'였다.
자주 가는 일본식 가정식 집에서
처음 우메보시 오니기리를 먹어봤다.
평소 산미 있는 커피를 즐겨마시는 내 취향덕인가?
새콤짭조름한 맛이 밥과 어우러져 의외로 입에 잘 맞았다.
"나 이거 괜찮은데?" 싶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판매용은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춰 신맛을 많이 죽인 거라고.
그러더니 "진짜 일본식은 이거예요" 하며
본토식 우메보시를 한 조각 내주셨다.
한 입 베어 문 순 나도 모르게 미간이 확 구겨졌다.
차원이 다른 시큼함이었다.
입안이 조여드는, 정신이 번쩍 드는 신맛.
일본 사람들은 이걸 자주 먹는다고 하셨다.
순화된 맛에 "나 우메보시 좀 먹네" 하던 마음이
그 한 입에 단번에 겸손해졌다.
그 짧은 순간이 오래 남았다.
우리가 어떤 것을 안다고 말할 때
사실은 누군가 우리 입맛에 맞게
다듬어준 버전만 아는 경우가 많겠구나 싶었다.
낯섦은 늘 서로의 몫이다.
진짜 본토의 맛은 언제나
내가 아는 것보다 더 거칠고 강하다.
그렇다고 순화된 게 가짜라는 건 아니다.
입문자에겐 그게 좋은 다리가 되어준다.
다만 나는 그 너머에 진짜 얼굴이 따로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무엇이든 제대로 알고 싶다면
결국 그 시큼한 본토의 한 입까지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니까.
나는 가끔씩 그 집의 순화된 우메보시를 맛있게 먹는다.
다만 이제는 안다.
내 혀가 편안해하는 이 맛 뒤에
입안을 조여오던 진짜가 숨어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