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대사경로 전부 쓰고 자 그럼 이 효소 결핍이면 어떻게 될까? 하고 뒤돌면 다들 시선 피하기 하고 있고…
그럼 한 3분 간 정적이다가 여기 써있잖아 하고 칠판에 그 부분 톡톡 치면서 씩(?) 웃고 계심
앞에 써있는 것도 질문만 하시면 시야가 좁아지게 만드는 교수님…
솔직히 본인이 제일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냥 폭탄도 아니고 초대형 폭탄 발언에
멈춰선 솑교수님
졍홙이 눈치 못채고 앞으로 쭉 걸어가다 물음표 띄우고 돌아봄
뭐… 연락하려면 할 수 있었겠지 근데 계속 바쁘다고 스스로 되뇌이며 핸드폰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솑교수님 자기가 무슨 염치로
조리과 솑교수님과 파릇파릇댸학생 졍홙이
조리과는 아닌데 교양으로 듣는 졍홙이 수업 끝나면 질문할거 들고오는데 솑교수님 조리과 특성상 이쪽 건물 저쪽 실습실 옮겨다니느라 항상 수업 끝나면 질문 받아주면서 캠퍼스를 가로질러 같이 걸어가는게 일상이겠지…
그러다가 졍홙이
저 자퇴하려고요
하고 폭탄 투척함…
솑교수님 멀쩡히 걸어가다가 우뚝. 멈추고
졍홙이에게 얘기는 안했지만 오래 전부터 이렇게 같이 재잘대며 캠퍼스를 가로질러 건너는 이 15분 남짓 안되는 시간이 일주일 중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 돼버렸던 솑교수님
안그래도 본인 과 학생이 아니라 언제까지 만날 수 있을까
그 몇십년동안 죵얹이 보물은 레몬에이드 스탠드 했을때 픙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었겠지… 픙이가 스탠드 세우는 것도 도와주고, 짧은 영어로 얘가 직접 만든건데 정말 맛있다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맛있는걸 잘 만드는 사람이라고 오는 사람마다 얘기해 준 그날의 기억을 소중히 안고 살아감
미국 미대 교환학생 픙과 홈스테이 집 아들 솑이 보고 싶다…
한국인 홈스테이에 주인 어머님 아버님도 너무 좋은 분들이라 이곳저곳 옮겨다니다 아기 죵얹이네 집에 오래 머물게 된 댸학생 픙이
어렸을때부터 요리에 관심있던 아기 죵얹이가 레몬에이드 스탠드나 수제 잼 같은거 팔면 간판도 그려주고
그렇게 잠시 있다 갈 손님에게 픙며들어버린 죵얹이…
픙이 귀국날 죵얹이 픙이 붙잡고 펑펑 우느라 픙이 우버 놓칠뻔하고… 공항까지 따라가서도 계속 우느라 달래기 바쁜 죵얹이 부모님…
스마트폰도 없던 때라 픙이가 이메일 적어준 종이 손에 꼬깃꼬깃 들고 훌쩍거림…
나중에 한국에서 재회해라
솑도련님네 저택 안, 많고 많은 사용인들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빛깔의 브로치를 달고 일하는 픙집사님
솑도련님이 생일축하한다며 선물로 크라바트에 달아주곤 항상 차고 와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젠 의복입는 루틴중 하나가 됨
그리고 그거 픙집사님 10년치 봉급보다 비쌈
자기꺼라도 점찍어놓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