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자는 마지막을 한 번 견디면 그만이다. 곁에 남은 자는 그것을 기억하며 몇 번이고 다시 견뎌야 한다. 그럼에도 청해야만 한다. 형체를 잃고, 목소리를 잃고, 끝내 이름마저 놓치더라도 내가 보았던 그대를 끝까지 이야기해야만 한다. 이것은 어리석음 때문에 그대를 잃어버린 나의 회한이다.
너에 대한 사랑이 시들기 시작했어. 사랑이 시들면 세상엔 증오만이 가득히 피어나겠지. 그러니 내가 아직 너를 사랑하는 지금, 우리의 영원을 고착시켜야겠어. 죽은 후에는 말하지 못할 테니, 지금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할게. 영원히 너에게 전달될 이 편지에 나의 전부를 결속시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