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모르는 것은 언제까지나 저 자신. 도대체 나는, 제 삶에 있어 무얼 경계하고 있는 건지. 선의를 선의답게 받아들이지 못 하고 절로 곡해하는 것도, 다가오는 손길을 족족 내쳐대는 것도……. 이는 멀쩡한 삶을 향한 열등감인가. 떠나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곁눈질할 때마다 절로 숨을 죽인다.
내 곁에 머물러 준다 해서 네게 득 될 것 추호도 없을 텐데. 인간으로 태어나서 손익계산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일 테고. 나다니는 소문들이건 추락하는 위상이건 책임 못 져 줘. 알잖아. 아 몰라 왜 너는 다른 사람들이랑 다르냐고 콕 찝어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머리도 좋으면서…….
그러니까……. 미안. 미안해. 애초 나를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이었어, 너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빛 한 점 못 받고 살아가다 보면 그늘에 동화되어 버리는데, 그런 면이 너에게 전염되면 안 될 걸 아는데, …… 너랑 있으면 계속 현실감 없는 미래를 그리고 바라게 되어서. 그래도 괜찮다고 느껴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