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무룩,,, 하는데 계속 아니야, 귀여워요 이러면서 거들어주다가 우스꽝스러운 모습 찾으라니까 먼 수수깡같은 발음으로 겨우 찾아낸다는게 물총안에 물이 없는거래 ㅋㅋㅋㅋㅋㅋㅋㅋ ㅜ
🍓전 근데... 초라한
🧁 아니야. 이게 약간 매력이야
🍓 모자도 있어여
🧁 귀여워여. 가짜여서 귀여워여
🍓 너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있어야지
🧁 물총이라서... 안에 물이 없는게... 우스꽝스러운거지
아고물 냐쥬...
39살 아홉수인 쥬랑 친구 딸래미 17살 숭
친구가 이혼한 뒤로 혼자 애 키우느라 프리랜서인 쥬가 대신해서 돌봐준 적 많을 것 같음 그 날도 마찬가지였어 위염때문에 응급실까지 다녀올 정도로 아프대 근데 출근해야해서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다 큰 자식 부탁하는 거 아닌데 이번 한 번만 봐주면 안되겠냐 해서 결국 온 쥬 상태보고 괜찮다 싶음 집에 갈 생각이었는데 방 안에 들어가니까 몰골이 말이 아니었음
윾나야 이모야 일어날 수 있겠어?
그 말이 겨우 눈을 뜬 숭이는 급하게 몸 일으키다 또 배가 아픈지 부여잡고 신음이나 뱉어 그에 쥬는 무리하지 말라면서 다시 눕히겠지
...엄마가 불렀어요?
응 너 간병 좀 해달래서
하여간 진짜... 쪽팔리게...
너 엄마한테 말 버릇이 그게 뭐야 쪽팔린다니 나한테 얼마나 사정사정 했는지 알아?
...
...아무튼 약 먹어야하지? 죽부터 먹자
숭이는 입맛 없다며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라서 얼굴을 가려 쥬는 그에 쓰읍! 거리는 소리만 내면서 이불을 단숨에 끌어내릴 거야
숭의 두 뺨이 잔뜩 달아올라있어 그게 아파서인지 민망해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어 아마 반반이었을 거야 왜냐면 숭이는 오래 전부터 쥬를 좋아해왔거든 매번 일로 바쁜 엄마 대신 자신이 돌봐주곤 했는데, 결핍을 채워주는 사람이라 그런지 자꾸만 감정이 갔나봐 쥬를 보면 엄마한테도 안부리는 어리광을 부리며 안기고 싶었을 거야 지금도 마찬가지로 죽이고 자시고 다 모르겠고 아프니까 우선 안아주고 시작하길 바랐어 하지만 또 멋있어보이고 싶고 아픈 모습따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죄다 뒤섞여서 곤란한 숭이었어
그러거나 말거나 쥬의 마음은 단 한가지 였어 이 친구를 당장 일으켜 세워서 밥부터 멕인다 그 다음 약을 먹인다 쥬는 숭의 팔을 끌어 일으켜세우더니 오면서 사온 죽을 입에 앞에 갖다대 먹으라고 재촉했지만 굳게 닫힌 입을 열 생각조차 없던 숭이야
야!
화들짝 놀란 숭은 눈만 껌뻑이다 순순히 죽을 먹을 거야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던 쥬는 땀때문에 엉킨 숭의 머리칼을 넘겨줘
너 아프지 말라고 주는 건데 왜 자꾸 그래
...
이모 속상하게 할 거야?
...아뇨
좋아한다며 그럼 말 잘 들어야지 그치?
숭은 얼굴을 푹 숙이더니 아예 고개를 돌려 작년에 했던 미친짓이 갑자기 떠올라 그땐 고열로 한참 고생했었는데 갑자기 옷을 죄다 벗기며 찬물샤워 시킬라는 거 막아세우곤 고백을 했었어
이모 저 이모 좋아하니까 이제 함부로 옷 벗기지 마요
뭐?
부끄러우니까 그러지 말라구요...
헤롱한 정신으로 겨우 말한 뒤 그대로 제자리에 쓰러진 탓에 쥬의 대답을 듣지 못했어 눈을 떴을 땐 응급실이었고 곁에 엄마가 있는 탓에 대화조차 할 수 없었을 거야 그 뒤로 없던 일처럼 굴던 쥬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언급하니 곤란한 숭이었어
아, 아니
왜
그렇게 언급하는게 어디있어요...!
그니까 죽 제대로 먹어
쥬는 그가 더 뭐라하기 전에 한 숟가락 뜬 죽을 입에 욱여넣어 그에 아무말 못하고 먹기만 하겠지
이모
응
...엄마한테 얘기했어요?
너네 엄마가 알면 뒷목잡고 쓰러져
...
근데 어떻게 말해
...엄마가 걱정돼서 그런거네요
...
이모한테 저는 안중에도 없죠?
...
지금도 엄마가 부탁해서 온거고...
내가 너 걱정하고 좋아하면 그거 범죄야
...제가 괜찮다는데 뭐가,
너 기저귀 갈때부터 봐왔는데 내가 어떻게 널...!
조금 격양된 얼굴로 쳐다보다 이내 한숨 쉬더니 됐다됐어 죽이나 먹고 약 먹어 하면서 방을 나서
부엌에 선 쥬는 역시나 오는 게 아니었다며 후회했어 한동안 안봤으니까 좀 괜찮아졌을 줄 알았는데 웬걸 아직도 본인만 보면 얼굴을 붉히는 그에 고민이 많아졌을 거야
사실은 쥬도 조금 흔들려 요즘 일만 하느라 연애 결혼따위는 물 건너갔고, 누굴 나서서 만나질 않으니 사람이 고프기도 하고... 그렇다고 고등학생한테 맘을 주는 건 범죄라며 세뇌하다가도 익숙한 그의 곁에 있음 의지가 돼서 맘이 복잡했을 거야
나이를 먹으니 예측불가 설렘보단 안정적인 편함이 좋았어 그렇다고 너무 편하면 지루했고 이런 내숭 가득한 마음을 충족할 사람은 오로지 숭이 밖에 없었어 애라서 예측불가한 행동만 하는데 그게 전부 투명해서 눈에 보이니까 어려울 게 있나
이모
응?
죄송해요...
큰소리 좀 냈다고 풀이 죽어서 눈치나 보는 숭에 마른세수만 해 저럴 줄 알았거든 본인 밖에 몰라서 조금만 내치면 자아없이 낑낑거리는 그가 귀엽다가도 죄책감과 배덕감이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라 괴로웠어 쥬는 그를 외면해 더 위험한 짓을 하기 전에 말이야
제가 노력할게요
연하 애인같은 대사나 읊는 그에 웃음이 픽 났어 뭘 노력할 건데? 쥬는 그를 응시하며 물어
나 좋아하지 마 그럼
...
다른 건 다 됐고 그것만 열심히 노력하면 돼
본인이 무자비한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어
사랑이라는 이유로 덤벼들기엔 감당해야할게 많았거든 10년지기 절친, 사회적 시선, 회사 등 그깟 사랑이 뭐라고 그걸 다 포기해 맨날 직장 내 불륜, 성인미자 연애를 보며 혀를 차던 쥬가 어떻게 흑심을 인정하겠어 절대 못하지
하지만 장담할 수록 쥬의 마음은 자꾸만 샛길로 빠져 아무도 모르게 사귀면 되는 거 아닌가? 금단의 사랑이 잘못된 거라면 신화 속 인물들은 왜 그렇게 금기를 넘어선 건가
쥬는 긴 고민 끝에 한숨을 깊게 쉬며 숭이를 주시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훑어내더니 말을 이어
대외적으로 오해 안 사게 말이야
...네?
다른 건 생각해볼게
본인이 하고도 난감하던 쥬였어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 숭의 안광이 비치자 한 공간에 있다간 큰일을 짐작한 쥬였어 재빠르게 짐을 챙겨 현관으로 나서
...나 일 있어서 먼저 간다? 약 먹고 다 나으면 연락해
숭의 순수하고 맹목적인 시선을 못 견디고 도망쳐버려 재가 되어가던 어린 애 마음에 화염병을 던진 걸 쥬는 알까 숭은 요란한 심장박동과 아드레날린 때문에 모든 통증이 사라진 것만 같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