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n_Wittelsbach 네가 선택한 삶이야. (잡힌 손목을 빼는 대신 다른 손으로 부드럽게 감싼다. 주름진 손가락을 지나 피부가 얇아진 손등, 보다 가늘어진 손목을 지난다. 팔을 타고 올라가며 너를 바라본다.) 하지만 봐. 본질은 달라지지 않아. 네 눈은 여전히 겁먹지 않거든.
종일 젊은 연인이 결혼식을 치르는 모습을 구경했다. 한 쌍이 ���가면 머지���아 다른 한 쌍이 들어온다. 같은 풍경이 흘러가는동안 무릎을 모으고 꼼지락거렸다. 축복은 유제품과 같다. 사랑은 카펫을 지나가는 순간부터 상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대화할 누군가가 없었다.
@von_Wittelsbach (그것이 햇빛 아래를 거니는 모습은 괴리감을 불러 일으킨다. 빛이 머리칼 위로 쏟아져도— 그것은 검은 종이를 오려 붙인 종이인형같다. 개미를 피해 까치발로 걷다 고���를 든다.) 몇년도 가을 말이야? 내 말은, 넌 항상 도망다니고 있었잖아.
@von_Wittelsbach (뒷짐을 진채 졸졸 따라가다 시선을 느끼면 슬쩍 멈춘다. 연인들이 축복받으며 걷던 카펫 대신 그림자가 그의 몫이다. 네가 풀밭과 볕을 가로지르���동안 회벽에 붙어 기둥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난다. 부모의 손을 놓친 아이처럼 기둥 뒤에서 기웃거린다.) 엘리자베트.
@von_Wittelsbach (살며시 어깨에 기대 이질적인 숨소리를 흉내내본다. 네가 슬플 때 삼키는 소리와 닮았다. 네 그림자가 보고 배운 것은 그뿐이기에.) 저들이 정말로 동정해야 할 것은 자신들의 형편없는 안목이지. ... 자, 방금은 내가 좀 짓궂었어.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심술이 났다고. 용서해줄테지. 그럴테지?
@von_Wittelsbach (촌뜨기 청년처럼 쑥스럽단 표정을 꾸며 짓는다. 우리는 이 소꿉놀이를 가장 좋아했다. 젊은 연인들. 결혼같은 시시한 절차 따위 필요치않은 역할극.) 물론이지. 네 생각이 곧 내 생각인걸. (팔자 주름 위로 짧게 입을 맞춘다.) 이제 앞을 봐��지, 씨씨. 허공에 속삭거리면 들킬 거야.
감히 누가 확신에 차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이 그녀를 ���다고. 그녀는 관측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특별한 것이다. 가끔 나는 그 색다른 영혼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다리가 아파오면 쉬기야 하겠지만, 결국은 다시 출발할 것이다. 어디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