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교류 불가]
*서서히 프리메라의 심장이자 리더인 '화이트'의 부재를 깨닫고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표현하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에 잠겼다. 리더의 부재. 정확히는 리더라는 자리의 '공석'은 생긴 지 꽤 오래 시간이 지났으니까. 문제는... 좋지 못한 결과가 생긴다면?*
*창가에 기대어 야경을 바라보던 베스퍼는
라운의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라운의 생일 축하.
그리고 능청스러운 하트 손동작.
그 장난스러움에, 그의 눈이 미세하게 크게 떠졌다.
그는 말없이 라운의 표정과 하트 모양 손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리고 조용한 웃음이 천천히 그의 입가에 번졌다.*
...고마워.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라운을 바라보았다.*
멋진 선물이네.
*베스퍼는 테이블 위에 놓인 케이크와 작은 카드 한 장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하얀 크림 위에 꽂힌 얇은 초, 그리고 그 옆에 적힌 글씨.*
[ 생일 축하한다~! ]
…오늘인가.
*그는 짧게 숨을 내쉬며 카드를 집어 들었다.
굳이 챙길 이유가 없다고 여겼던 날.
그가 잊어도, 누군가는 기억했다는 사실이 낯설게, 아주 조용히 마음을 건드렸다.
입술 끝이 미세하게 올라가다 멈췄다.*
…시끄러운 건 질���인데.
*그는 조용히 케이크 칼을 집었다. 케이크의 단면을 천천히 확인한 뒤, 볼텍스 인원 수만큼 균일한 크기로 잘라 정돈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네.
*그는 무심히 자신의 몫 한 조각을 ��고, 걸음을 옮겼다.*
아무도 돌아보지 못한 틈 어딘가. 시간의 봉합선이 미세하게 갈라진 그 균열 아래,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시야를 침식하고 있었다.
그 틈으로부터, 검은 장막처럼 가라앉은 형체 하나가— 스르르, 마치 오래된 기억의 심연에서부터 미끄러지듯 모습을 드러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치 함께 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간 듯, 두 사람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
여전히 베스퍼는 이안의 손을 놓지 않았다.
손끝이 미약하게 떨려도, 그는 단 한 번도 움켜쥔 힘을 풀지 않았다.
그리고 이안 역시 도망가지도, 밀어내지도 않고 그대로 손을 내어주었다.
그저, 그가 붙잡아야 할 만큼 붙잡도록.
마치 “괜찮아, 잡고 있어도 돼” 라고 말하듯, 그렇게 잡혀주고 있었다.
잠시 바람이 스쳐 지나갔고, 붉은 달빛이 두사람을 감싸며 내려 앉았다.
이안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
장난기 어린 눈빛과 오래된 다정함이 겹친 목소리였다.*
그니까, 지금 이름이… 베스퍼라 했지? 그거 무슨 뜻인데?
*마치 처음 만났던 날처럼, 아무렇지 않은 말투였다. 기억 속 잔향처럼, 익숙하게 다정했다.
그는 순간 멈칫했다.
피하지 않으려는 �� 시선을 잠시 ���잡았다가, 조용히 옆으로 흘렸다. 귀 끝이 아주 옅게 붉어졌다.*
…저녁별. 해가 지고 난 뒤, 가장 늦게 남는 별.
*작은 목소리였지만, 숨길 수 없는 진심이 스며 있었다. 이안은 그 답을 듣자 헛웃음처럼 단숨에 웃어버렸다.
그 웃음엔 놀림도, 감동도, 오래된 친밀함도 섞여 있었다.*
딱 너네.
*농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엔 깊은 확신이 있었다.*
언제나,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너.
*그 말에, 그의 손이 무의식처럼 조금 더 세게 이안의 손을 잡았다.*
그때는 우리를 지켜줬고.
*이안이 부드럽게 이어 말했다. 눈빛엔 자랑처럼, 위로처럼. 오래 아껴온 감정이 비쳤다.*
…지금은 그 사람들을 지키고 있네.
*그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이안을 바라봤다.
잠시 생각 끝에, 조용히 웃었다.
지나치게 크지도, 흐르지도 않는 작은 웃음이었다.*
…응. 지금은 그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니까.
*그 말에 이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들어 붉게 물든 달을 바라볼 뿐이었다.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조용히 시간이 흘렀다.
그 고요 속에서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어디선가 스치는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이제 가야 하지?
*대신 돌아온 것은 말이 아닌 시선이었다. 이안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차분한 눈빛.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이별처럼 부드럽고 평온했다.*
응, 가야해.
*그 짧은 대답이 떨어지자, 그는 자신이 붙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려다봤다.
오랫동안 손에 남아 있었던 온기. 한 번 잃고, 다시는 닿을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감촉.
그는 아주 천천히 숨을 내쉰 뒤, 그 손을 스스로 놓았다. 힘주어 붙잡던 손가락이 하나씩, 아주 조용히 풀렸다.
그리고 작은 웃음을 지었다.
잡아 두고 싶었던 손을 놓아준 순간, 그는 비로소 오래 머물렀던 시간에서 걸어나왔다.*
잘 지내. 이안.
*그의 입술이 조금 더 부드럽게 휘어졌다.*
…또 보자.
*그 말은 이별의 끝이 아니라, 정말로 어느 날 다시 만날 친구에게 건네는 인사였다. 자연스럽고, 조용히 웃음에 묻혀 나왔다.
그 말에 이안도 천천히 웃었다. 그의 표정엔 슬픔도, 아쉬움도 없었다. 오히려 모든 무게를 놓아버린 사람처럼 편안했다.
이안이 천천히 돌아서려 할 때, 그가 낮게 말을 이었다.*
…이안.
*그가 조용히 부르자, 이안이 다시 그를 바라봤다. 그 시선에, 그날 밤 해주지 못했던 말이 마침내 목 끝에서 흘러나왔다.*
내 이름. 온하율이야.
*이안은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웃었다.*
…온하율.
*그 이름을 천천히 굴리며 다시 한번 불러줬다. 이안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따뜻함이 가득한… 너다운 이름이네.
*그 말이 닿는 순간, 온하율의 가슴이 조용히 흔들렸다. 이제서야 제자리를 찾은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는 듯했다.
이안은 마지막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또 보자, 온하율.
*하율도 웃으며, 조용히 답했다.*
…잘 지내, 서이안.
*붉은 달빛 아래.
그의 모습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빛이 부서지고, 기척이 가벼워지고, 바람처럼 스쳐가며 사라졌다.
남겨진 테라스 위엔 온하율의 조용한 숨과 따뜻하게 이어진 이름 하나만이 남았다.*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할로윈 파티, 무도회의 마지막 밤이었다. 색색의 조명 아래, 파티장은 화려함의 절정에 닿아 있었다.
각자 코스튬을 차려입은 사람들은 술잔을 부딪치고, 또 누군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웃음소리를 쏟아냈다.
그 한가운데, 베스퍼는 어제와 같은 저승차사 복장으로 홀의 중심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복장이었지만, 허리까지 내려오던 긴 머리카락이 아니었다.
불편했던건지, 귀찮았던 건지.
본래의 짧은 머리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그는 파티장 구석, 조용한 창가 옆에 기대어 앉아 시끌벅적한 파티장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부서지는 조명과 웃음, 술잔 부딪히는 소리, 과장된 환호와 살짝 비틀린 발걸음.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틈에서, 그 혼자만 다른 온도를 지닌 듯했다. 떠들썩한 세상 한��판에서, 그는 조용히 동떨어져 있었다.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자,
바스락ㅡ 익숙한 질감��� 손끝을 스쳤다. 꺼내보니, 어젯밤의 사탕 포장지였다.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던, 장난스러운 운세.
그리고 믿지 않으면서도,
어쩌면ㅡ 그 손을 다시 붙잡을 수 있기를 바랐던 지난밤.
이뤄질 리 없는, 참 우스운 소망이었다.
그는 포장지를 천천히 구겼다. 가볍고 얇은 종이가 손바닥 안에서 힘없이 형태를 잃었다.*
…정말 바보같네.
*입술 끝에 작은 한숨과 웃음이 뒤섞였다.
어째서 그 쓸데없는 기억이 자꾸만 떠오르는지.
그는 고개를 작게 저으며 주머니 안에서 익숙한 무게를 꺼냈다. 명부 표지를 씌워둔, 그가 자주 들여다보는 책.
표지를 손끝으로 한번 쓸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조용히 펼쳤다.
문장들이 눈앞에서 흘러가는데도, 아무것도 읽히지 않았다. 머릿속은 이미 다른 곳, 다른 시간에 닿아 있었다.
모든 것이 흐릿하게 멀어지고, 단 한 사람의 얼굴만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절대 다시 만날 수 없다고, 죄책감에 차마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얼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마��� 희미하게 그리워했고, 꿈에서라도 보고 싶었던 얼굴.
손끝에 닿을 듯 말 듯. 닿기 직전 사라져버리는 온기처럼.
그는 책을 천천히 덮고,눈을 감은 채 조용히 뒤로 기대었다.*
《Main Event – 지나간 시간의 재회》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과거에서 멈춰 있던 인연이 붉은 달 아래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날, 그 손을 놓았었다 해도—
당신은 추억과 다시 마주하게 될 거예요.
:: [ LOG ENTRY — 2037.11.01 12:00 ~ 22:00 ] 할로윈 메인 이벤트 기록 완료 ::
*베스퍼는 조용히, 아주 천천히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손끝에 힘이 빠지고, 숨이 조금씩 부드럽게 풀렸다.
그 무게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버거운 짐에서 조금은 손을 떼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그때, 이안이 입술 끝에 작은 ���음을 띠며 조용히 물었다.*
그래서, 넌 요즘 어떻게 지내.
*마치 오래 못 본 친구가 어느 평범한 날에 건네는, 흔한 인사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질문이었다.
그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울음 뒤�� 목소리가 조금 떨렸지만, 숨을 고르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요즘은, 볼텍스라는 곳에서 지내. 조금 시끄럽고, 질서라고는 없는 곳.
*말을 내뱉는 순간, 표정이 아주 조금 풀렸다.*
정리 안 되는 것들 투성이고, 다들 제멋대로고… 손이 참 많이 가.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의 입가에 조용한 웃음이 스쳤다.*
그래도… 나쁘진 않아.
*그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가 천천히 이안을 바라봤다.*
이제는… 거기가 내가 있어야 할 자리 같아.
*그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조용히 이어갔다.*
버티는 게 아니라… 이제는 네 말처럼, 정말 살아가보려고. 그곳에서.
*그 말이 끝났을 때, 그의 목소리는 아직 조금 흔들렸지만 표정은 이상하게 편안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걸 이안도 알아보는 듯했다.
이안의 눈빛이 천천히 풀렸다.
오랫동안 놓지 못했던 걱정을, 이제야 슬그머니 놓아주는 사람처럼.
마치 ‘이제 됐다’는 듯, 긴 숨을 놓는 표정이었다.*
그래.
*그가 아주 낮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살아가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Main Event – 지나간 시간의 재회》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과거에서 멈춰 있던 인연이 붉은 달 아래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날, 그 손을 놓았었다 해도—
당신은 추억과 다시 마주하게 될 거예요.
:: [ LOG ENTRY — 2037.11.01 12:00 ~ 22:00 ] 할로윈 메인 이벤트 기록 완료 ::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 얌얌 할로윈 사탕 운세
──────────────────
베스퍼님의 사탕 운세는~?!
주술사탕 “소원을 빌면 이뤄져. 단, 누가 대신 불행해질지 몰라.”
https://t.co/tlDyaEyCwX
──────────────────
*베스퍼는 손끝에서 사탕을 굴리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장난 같은 문장에 그는 짧게 웃었다.
오늘만은, 믿는 척 넘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불행이 따라온다는 후렴구가
조금 거슬렸지만 별로 놀랄 만한 일도 아��었다.
세상은 애초에 누군가가 웃을 때, 어딘가의 누군가는 울고 있었으니까.
그는 사탕을 혀끝에서 천천히 굴렸다. 단맛이, 밤공기 속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소원이라…
*짧게 되뇌며, 도시의 야경을 바라봤다.
소원 따위 가질 자격이 있었던가.
그러나 아주 희미하게, ‘만약’이 스쳤다.
소원이 있다면 아마, 그날 놓쳤던 손을 다시 붙잡아 볼 수 있기를.*
...보고싶네.
*삼킬 수도, 뱉어낼 수도 없는 그리움의 잔상.
사탕은 달았지만, 어쩐지 입 안엔 씁쓸함만 맴돌았다.*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루프탑을 조용히 걷던 베스퍼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사탕 바구니.
아마 파티의 작은 이벤트겠지.
주머니에는 마이스터의 사탕이 부스럭거렸지만, 그는 바구니 속 사탕 하나를 무심히 집어들었다.
그리고, 어지럽게 테이블 위로 흩어진 사탕들을 바구니 안으로 천천히 쓸어 담았다.
작은 사탕 포장지의 바스락거림이 밤바람 사이로 조용히 섞였다.
마지막 사탕을 제자리에 놓고, 잠시 바구니를 내려다보았다.
곧, 할일을 마친 듯 걸음을 옮기며 사탕 포장지를 벗겼다.*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루프탑을 조용히 걷던 베스퍼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사탕 바구니.
아마 파티의 작은 이벤트겠지.
주머니에는 마이스터의 사탕이 부스럭거렸지만, 그는 바구니 속 사탕 하나를 무심히 집어들었다.
그리고, 어지럽게 테이블 위로 흩어진 사탕들을 바구니 안으로 천천히 쓸어 담았다.
작은 사탕 포장지의 바스락거림이 밤바람 사이로 조용히 섞였다.
마지막 사탕을 제자리에 놓고, 잠시 바구니를 내려다보았다.
곧, 할일을 마친 듯 걸음을 옮기며 사탕 포장지를 벗겼다.*
*페이지 위로 적어가던 베스퍼의 손끝이 조용히 멈췄다. 사탕을 뇌물처럼 건네는 마이스터와
그 손안의 사탕을 번갈아 봤다.
곧, 펜 끝을 가볍게 탁 눌러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명부를 펼친 채, 조용히 마이스터 쪽으로 돌려 보인다.
페이지에는 Trick or treat 글씨 옆에
작게 '미라' 라고 적혀 있었다.*
미라는 보내주고, 넌 살려주지.
*그가 마이스터의 손 위 사탕을 가져왔다.
사탕이 그의 손가락 사이로 굴러 들어가며
부스럭 포장지 소리가 흘렀다.
그는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 무심히 말했다.*
…뇌물 치곤 약하네.
*그는 사탕을 조용히 주머니에 넣었다. 명부를 들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남은 와인잔을 가볍게 털어 비우고,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먼저 갈게.
*짧고 담담한 인사. 그걸로 충분했다.
검은 한복 자락이 조용히 스치며, 그는 파티의 소란에서 조용히 걸어나갔다.*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마이스터의 투정 섞인 말에, 베스퍼가 잠시 그를 빤히 바라본다.*
…사탕은 없고.
*그는 옆에 내려두었던 명부를 들어, 천천히 펼쳤다. 어둠 속 조명빛이 페이지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명부는 있는데, 적어줄까.
*목소리는 낮고, ���주 얇게 장난기가 스며 있었다. 그는 팬을 꺼내 손가락 사이에서 한 바퀴 굴렸다. 그리고 천천히 페이지 위에 글자를 적어 내려갔다.
물론 마이스터의 이름은 아니었다.
그저, 놀려주기 좋은 거리 하나를 만든 것뿐.*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마이스터의 장난섞인 목소리에 베스퍼가 잠시 멈칫했다.
그래. 오늘은 할로윈이니까.
그는 와인잔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돌렸다.
붉은 물결이 잔 입구에 얇게 걸린다. 낮은 웃음이 스치고,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Trick or treat.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알코올이 부드럽게 목을 타고 내려갔다. 할로윈이라며 분장하고 떠드는 게 귀찮기만 했는데, 막상 이렇게 있으니 나쁘지 않다.*
트릭 오어 트릿.
*슬며시 장난을 섞어 술잔을 흔들었다. 이렇게 분장까지 하고 장난 한 번 안 치면 서운하지 않겠나.*
*베스퍼는 잔을 들고, 무심하게 기울여 마이스터의 잔과 부딪혔다.
쨍ㅡ 맑은 소리가 짧게 울렸다.
유리벽 너머로 번지는 파티장, 도시 아래 잔잔히 흘러가는 불빛.
여전히 소음이 가득했지만, 마이스터와 함께 있는 이 자리만큼은 미묘하게 결이 달랐다.
그는 잔을 입술에 가져가 마셨다.
시원하며 알싸한 와인이 목을 타고 내려갔다.
잔을 내려놓고, 테이블 표면을 손가락으로 한 번 가볍게 두드렸다.*
나쁘진 않네.
*그 말이 와인을 향한 것인지, 이 소란을 향한 말인지, 아니면 마이스터와의 이 자리를 향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아주 작은, 지워지지 않은 웃음기가 그의 입가에 남았다.*
#REVIVA_할로윈#붉은달아래기억
*야경을 바라보던 베스퍼는 걸음을 옮겨, 사람이 없는 조용한 테이블에 앉았다.
잠시 고민하다, 와인잔을 들어 천천히 한 모금 삼켰다. 입술에서 떼어낸 잔을 붉은 액체가 천천히 흔들리도록 기울이며 돌린다.
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멈칫한 그는 시선을 돌렸다. 천이 스치는 작은 마찰음이 따라붙었다.
하얀 붕대가 전신을 촘촘히 감싼 미라 분장.
빛을 받아 은근히 번들거리는 천 사이로
익숙한 눈빛이 보였다.
그는 잠시 말없이 마이스터를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미라랑 한잔하기 딱 좋은 날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