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준 답장들 다 봤는데 오늘 공연이 아쉬웠던 런즈들이 있는 것 같아서 속상해서 잠이 도저히 오지를 않네..
우선 공연 러닝타임이 짧았다고 느끼는 런즈들이 있는거 같은데, 아마 발롯코 타임이 없어서 평소보다 짧게 느껴졌던거 같아. 근데 우리가 더이상 빌런즈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성의없이 대충하려고 발롯코 안했다는 말은 안해줬으면 좋겠어. 사실 우리는 정말 돌고 싶었고, 공연장에 오기 직전까지도 당연히 돌 생각으로 발롯코를 어떤 곡들을 부르면서 할지까지 다 정해 놓은 상황이었어. ‘Strawberry Cake’ 이나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같은‘ 본 셋리에 없어서 아쉬웠던 곡들로 오늘이랑 내일 곡들까지 다 정해놨었거든. 다 같이 이 곡들 부르면서 런즈들 얼굴 가까이서 볼 생각에 정말 설렜었어. 하지만 현장 도착했을때 우리도 알수없는 이유로 발롯코 도는게 당일에 취소가 되어버린거야.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못 돌게 되었고. 이 사실을 런즈들이 알 수 없었으니 더 속상했을거라 생각해. 다만 이런 일이 있을때 그냥 바로 “너네 왜이렇게 성의가 없니”, ”이제 규모 좀 커졌다고 뭐라도 되는 것 같냐?“ 같은 말들보다는, “이번에 이렇게 된 무언가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주면서 우리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사실 나도 정말 속상했거든. 먼 길 와준 런즈들한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서 와줘서 고맙다고 얘기해줄 수 있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인데.. 이걸 못하고 런즈를 보낸게 너무 아쉽다..
셋리가 아쉬웠다는 버블도 여러개 봤는데, 셋리는 개인 취향의 영역이라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해. “다음에는 이 곡 해줬으면 좋겠다” 같은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이야. 다음 공연 준비할때 참고할 수 있으니까! 다만 그저 이번 셋리가 본인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왜 이렇게 셋리를 성의없게 짰냐”, 혹은 “공연 대충 하고싶은게 티가 나는 셋리로 느껴졌다“ 식의 비난들은 듣는 입장에서 크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은 아닌것 같아. 그저 화나고 짜증 난 김에 본인의 감정을 성숙하지 못한 방식으로 분출하는것 처럼 느껴지거든.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어디서 뭐가 어떻게 아쉬웠는지 얘기해 주는게 더 도움이 될 거 같아. 우선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는 매번 셋리를 짤 때 어떻게 해야 뻔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런즈들이 재미있어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하거든, 물론 당연히 이래야 하는거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공연 컨셉이 ‘Summer Hell’ 이었기 때문에 이 컨셉에 맞는 곡들로 셋리를 짜봤었어. 스케나 어부바, 플루토같은 곡들이 빠져서 충분히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해, 나도 이 곡들이 없는 공연은 거의 처음인 것 같아서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거든.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익숙한 곡들로만 가는게 더 뻔할거 같다고 생각했기에 이번에는 우리가 자주하지는 않았던 Undefined나 아예 처음 선보이는 Joyful Joyful같은 곡들을 셋리에 넣음으로써 평소와 다른 신선함을 주고 싶었던 것 같아. 여기에 신곡 7곡까지 셋리에 우선적으로 넣어야 했다보니 하고싶은 곡들을 전부 다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어찌됐든 셋리가 아쉽게 느껴졌다면 미안하게 생각해. 다만 우리가 셋리를 아무 생각 없이 대충 짠 건 아니라는것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전 공연들보다 왜이렇게 곡 수를 적게하냐는 버블도 봤어. 근데 나는 오늘 콘서트가 다른 콘서트들에 비해 곡이 적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총 25곡 + 앵콜 2곡을 했는데, 우리가 했던 이전 콘서트들 곡 수랑 크게 다르지 않아. 발롯코가 없어서 공연이 짧게 느껴져서 곡 수도 체감상 적게 느껴진게 아닐까 생각해. 특히 우리 곡들 정말 높고 빡센거 빌런즈가 가장 잘 알잖아.. 이거보다 더 많은 곡을 하는게 당연한 디폴트값인 셋리가 되어버리면 앞으로 우리 보컬 친구들 진짜 목건강에 문제 생겨서 롱런하는게 힘들어질수도 있어.. 우리는 공연에서 빌런즈랑 같이 뛰어놀고 노래부르는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사람들이야, 우리 몸이랑 목이 노래를 100곡 연달아 부르고 연주해도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었다면 진짜 100곡을 다 하고싶을 정도로 빌런즈와 함께 공연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마음이라는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마음으로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곡들을 하고 있다는 점도 알아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