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의존을 복종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가끔 BDSM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모든 것을 주인님에게 맡기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본다.
주인님이 결정해줬으면 좋겠고,
주인님이 책임져줬으면 좋겠고,
주인님만 있으면 될 것 같고,
주인님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것은 정말 복종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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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복종과 의존이 같은 것으로 이야기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물론 둘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누군가를 신뢰하게 되면
더 기대고 싶어질 수도 있고,
더 의지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종과 의존이 같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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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은 성향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리드를 받�� 싶고,
권력교환을 좋아하고,
복종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그것은 취향의 영역이다.
반면 의존은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누군가 없이는 견디기 힘들고,
누군가가 내 삶을 대신 책임져주길 바라고,
혼자 결정하는 것이 지나치게 두렵고,
상대가 떠나면 나도 무너질 것 같은 상태.
그것은 성향이라기보다
삶의 다른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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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가끔 궁금해진다.
어떤 사람들은
복종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권력교환을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자기 삶을 대신 책임져주기를 바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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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둘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
사람은 원래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신뢰가 깊어질수록
의지하는 마음도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그 의지가 너무 커져서
한 사람 없이는 삶이 유지되지 않는 상태가 될 때다.
그때부터는
복종의 문제라기보다
의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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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슬레이브라서 그래.”
라는 말보다
“나는 왜 이렇게 이 사람을 필요로 하지?”
라는 질문이 ��� 중요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정말 성향인지,
아니면 외로움인지.
그것이 정말 복종인지,
아니면 버려질까 두려운 마음인지.
그것이 정말 권력교환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내 삶을 책임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인지.
한 번쯤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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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은 성향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의존이 복종은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복종하느냐가 아니���,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무릎 꿇고 있는지를 아는 것인지도 모른다.
🐈⬛ 참고로 서양 BDSM 담론에서는
Submission(복종)과 Dependency(의존)를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복종은 관계 형태나 성향의 영역으로,
의존은 심리 상태의 영역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복종 성향이다.”
와
“나는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는 전혀 다른 문장일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둘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의존을 복종으로 설명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둘을 구분하는 것이
건강한 D/s 관계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주제 중 하나로 다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