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숫자로 치환되기 쉬운 세상에서 영혼을 갈아 무언가를 지켜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영리하게 사는 법을 몰라 자주 베이지만, 그 흉터마저 더 깊은 애정으로 피워낸다. 누군가는 어리석다 비웃을지 몰라도 사실 우리는 안다. 그 고집스러운 선함이 가장 지키기 어려운 형태의 사랑임을.
때때로 세상은 무례한 이들의 편인 것 같고, 상처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쑥 날아와 박힌다. 그럴 때마다 선함이라는 선택지를 지워버리고 싶지만, 결국 다정의 편에 선다. 뾰족함도 둥글게 품어내는 사람이고 싶다. 다정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그 무모한 믿음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