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 말씀에 매우 공감
'남자를 좋아하면서 페미니스트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진 뒤 예/아니오로 답을 하고 멈춰있을 게 아니라 '그리고, 남자를 좋아하는 나는 어떻게 페미니즘을 실천할 수 있는가' 로 넘어가야 고여있는 답이 아니라 진정한 해답에 가까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함
나는 이성애자 오타쿠 여성으로서 페미니즘을 접한 뒤 강한 공감을 느꼈지만 공감한 만큼 가책도 크게 느꼈음
내가 소비하고 창작하는 모든 것들이 여성혐오를 답습하고 재생산하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임
처음에는 부정했고, 그 다음으로는 버리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었음 하지만 부정도 배제도 답이 되어주지 않았음
부정을 하니 현실과 괴리되었고 배제를 하니 좋아하는 마음은 정말 진심이었기 때문에 나 자신이 너무 힘들어졌음..
그리고 나서 나는 여성주의자로서의 나와 오타쿠로서의 나 둘 다 나 자신이라고 받아들이고,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실천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음
여성의제를 지지하고, 여성정당에 정기후원하고, 여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청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여성 위주의 소비를 하고 있음
그리고 남성을 소비하되 문제에 침묵하지 않고, 창작을 할 때는 여성혐오적이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나 나름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세워놓았음
중요한 건 내가 하는 이 행동들이 '남성을 소비하는 행동에 대한 면죄부를 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페미니즘을 실천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함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것이 남성을 소비하는 것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줄 수는 없지만 나를 여성주의자로 만들어 줄 수는 있다고 믿음. 그리고 이 둘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함...